독특한 이름의 한양인
독특한 이름의 한양인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8.11.23
  • 호수 12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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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들어도 쉽게 기억하는 그들을 만나다

기자는 이름이 너무 무난해 학교에 같은 이름을 가진 학생이 서 너 명은 있고 싸이월드에서 ‘사람검색’을 하면 100페이지를 거뜬히 넘긴다. 주위에 특이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기억도 잘 되고 특별해 보일 것 같아 마냥 부러웠다. 특별한 이름을 가진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이름 덕을 봤을까. 그들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성인<언정대ㆍ신문방송정보사회학부 08> 군
길거리 지나다 우연히 성인 PC방이 나오면 친구들이 “너네 집이냐”고 놀려대죠. 또 컴퓨터 실습시간에 교수님께 과제를 메일로 보낼 때 학번과 이름을 제목으로 해서 보냈는데 이름에 ‘성인’이 들어가 스팸메일함으로 들어가서 과제 미제출로 됐어요. 나중에야 스팸메일함에서 제 과제를 확인했대요.

용 건<국문대ㆍ영미언어문화학과 08> 군
“용건 있으세요?”하고 놀림 많이 받았죠. 그리고 성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저도 초등학교 1,2학년 때 다른 아이들은 다 이름이 세 글자인데 저만 두 글자라 제 이름 뒤에 ‘~이’를 붙여 썼어요. 초등학교 때 노트를 보면 모두 ‘용건이’라 적혀있죠. (웃음) 받아쓰기 에 이름 적어서 낼 때 ‘용건이’라고 적어 내서 선생  님께 큰 웃음 드린 적도 있었죠.

임민투<언정대ㆍ광고홍보학부 08> 양
꼭 이름을 듣고 나면 다시 되물어서 두세 번 얘기해야 해요. 이름을 얘기할 땐 손가락을 들어 브이를 그리면서 숫자 ‘2’로 ‘투’를 나타내요. 이름에 ‘투’가 들어가는 경우가 잘 없어서 그런지 의아해하며 뜻을 물어보죠. ‘민주주의에 투쟁하라’라고 말해주면 꼭 이렇게 되물어요. “아버지께서 운동권이셨나 봐요?”하고. (웃음)

정민군<경상대ㆍ경영학부 08> 군
게임 동호회에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동호회 사람들 모두가 제 이름이 ‘정민’인줄 알았대요. 성별 중 남자를 뜻하는 군을 이름 뒤에 붙여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오타쿠로 생각 했다나요. 술자리에서 실제 이름이 뭐냐고 자꾸 물어서 주민등록증을 꺼내보여서 모두에게 성이 ‘정’ 이름이 ‘민군’이란 걸 증명했죠.

하 늘<과기대ㆍ응용물리학과 07> 양
대학에 입학하고 어느 선배들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어요. 모르는 선배가 있었기에 제 소개를 했어요. 이름을 다시 물어보시기에 대답했더니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이름을 또다시 물었어요. 다시 대답하니 “세상에 하씨가 어디 있냐”며 장난치지 말라고 도리어 화를 냈어요. 그럼 동생은 하이마트냐며 어이없  는 농담을 하셨죠.

노무현<정통대ㆍ정보통신학부 08> 군
노 전 대통령이 민심을 잃었을 때 저는 한참 예민한 사춘기 시절이었어요. 뉴스에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다음 날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장난삼아 뒤통수를 때리고 갔었어요. 고2 때는 진지하게 이름을 바꿀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께서 실제 노 전 대통령이 20여 년 전에 장관으로 취  임했을 때 그 분을 보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라 절 뜯어 말리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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