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바보 탈출기」
「축구 바보 탈출기」
  • 송민경
  • 승인 2008.11.02
  • 호수 12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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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 3위는 ‘축구’이고 2위는 ‘군대’이며 1위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모든 여자들이 축구를 싫어하진 않지만 대부분은 이 말에 공감한다.

군대는 안 가봐서 모른다지만 축구는 왜 공감할 수 없을까. 여학생들이 아는 축구선수라고 해봐야 잘 생긴 베컴 정도이고, 그나마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도다.

기자 또한 공이 들어가면 이겼다고 생각하는 ‘축구 바보’ 중 하나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며 핀잔을 받았던 적이 한 번 쯤은 있는 독자들을 위해 「축구 바보 탈출기」를 읽어 보기로 했다.

 기본적인 규칙을 알아야 축구를 재밌게 응원할 수 있다. 축구 경기에서 자꾸 나오는 장면이 오프사이드인데, 기자는 공격수가 상대편 수비수 라인을 넘어가면 오프사이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심판은 같은 상황이라도 때에 따라 다른 판정을 내렸다.

도대체 오프사이드가 뭘까. 이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만약 한 공격수를 A라고 한다면 A에게 패스해 주는 사람을 B라고 하자. B가 A에게 패스를 하는 순간 A의 위치가 상대팀 최종 수비수 보다 앞쪽에 있다면 오프사이드다. 수비 팀은 이것을 이용해 공격수들이 다가올 때 아예 수비라인을 올려버려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게 해 골 찬스를 빼앗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1위 결정전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몇 가지 지식들을 가지고 K리그 관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수많은 사람 중에 여학생들이 곳곳에 보였다. 주의 깊게 읽었던 오프사이드가 경기 속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 5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다. 이승렬 선수가 미처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FC 서울의 다른 선수가 패스한 것이다. 책 속의 지식을 눈으로 확인한 뒤 이제 뭔가 알겠다는 짜릿함에 경기를 더 뚫어져라 보기 시작했다.

후반 종료 직전, FC 서울의 기성용 선수가 골을 넣었다.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환호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축구의 매력에 빠져있는 것이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공 덕훈(김주혁)은 축구를 좋아하는 인아(손예진)의 특별한 매력에 반한다. 올 가을, 남학생과 축구로 통할 수 있는 또 한 명의 매력적인 인아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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