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흡연자 “우리는 어디로?”
갈 곳 없는 흡연자 “우리는 어디로?”
  • 이채린 기자
  • 승인 2008.11.02
  • 호수 12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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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마련은 현실적으로 어려워…학생주도 문화운동으로 해결해야”

<흡연인 A의 하루>
점심을 먹고 수업 시작 전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어, 춥지만 건물 밖으로 나온다. 시간에 쫓겨 급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옆 벤치에 앉아있던 한 무리의 학생들이 눈을 흘기다 자리를 뜬다. 어쩔 수 없다. 이 곳 말고는 담배를 피울 곳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비흡연인 B의 하루>
건물 안으로 들어서려고 하면 출입구 앞에서 담배 피우는 무리들이 보인다. 한껏 숨을 참고 통과해야만 한다. 오후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머리를 식히려 벤치에 앉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러 나왔지만 어디선가 흘러오는 담배 연기에 얼굴이 찌푸려진다.

현재 학교 건물 내 모든 구역이 금연 구역이다. 건물 내 강의실, 사무실, 승강기 내부, 복도, 화장실, 현관 앞 등이 해당된다. 이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제7조에 의한 것이다. 건물 안은 금연 구역이므로 건물 밖은 자동적으로 흡연 가능 구역이 된다.
양승엽<경금대ㆍ경제금융학부 04> 군은 “백남학술정보관 3층에 있던 흡연실도 사라져 주로 백남학술정보관 앞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는 편이지만 흡연자가 일부인 만큼 흡연실 설치 요구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교내 흡연 문제로 불만을 갖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교정을 걷거나 건물 입구 등에서의 흡연에 불만을 토로하는 비흡연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우리학교에는 교내 흡연에 대한 특별한 제제 조치가 없어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까지 강의실에서 흡연한 자에게 근신을 처한다는 학교 규정이 있었지만 현재는 감사 이후 삭제된 상태다. 또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장소도 전혀 없다.
윤영학<학생처ㆍ학생지원과> 과장은 “흡연 학생을 처벌한다면 그 수가 엄청날 것이고 학칙으로 금연을 강제하는 것도 쉽지 않아 규정 마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흡연실 설치도 공간 확보가 어려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학교에는 금연구역 안내문 설치 외에 시행중인 교내 흡연 관련 캠페인은 전무한 실정이다.
원장희<관리처ㆍ관재과> 계장은 “흡연자에게 담배꽁초 투기 등에 대해 경고할 것을 경비원에게 교육하고 있지만 약간의 제재에도 불만과 항의가 상당히 많다”며 “시스템 상의 한계가 있는 만큼 학생들의 주도적인 의식 개선 운동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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