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은 미래를 내다보는 학문”
“인구학은 미래를 내다보는 학문”
  • 최서현 기자
  • 승인 2008.10.12
  • 호수 12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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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대책포럼 초대회장 김두섭<사회대ㆍ사회학과> 교수를 만나다

기자가 김두섭<사회대ㆍ사회학과> 교수를 처음 만난 건 지난 학기, 새내기 세미나 신청기간 때였다. 김 교수는 “수강신청 인원이 넘쳐 어쩔 수 없이 다른 반으로 보내게 됐다”며 “어디서든 열심히 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 이후 다시 만난 그는 1학기 때의 기자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학생들을 향한 애정과 열의가 느껴진다.

생각보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대책을 논의하기에도 늦은 감이 있죠.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인구 장려 정책을 거의 쓰지 않아 저출산 문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현실에선 하나의 학문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인구학 회장으로서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해 인구학 관련 학회 간 벽을 허물고 조화를 이뤄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결혼, 육아, 산부인과, 신생아 등 저출산 관련 학회의 첫 모임을 이룬 것이 이번 ‘저출산대책포럼’이었다. 저출산 문제에 소외됐던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한 17개의 단체와 실제 정책 담당자가 모두 모인 자리였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공무원과 사회활동단체에 인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알리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김 교수의 포럼 개최 취지였다.

학문에 젊음을 쏟다
김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시절 당시 ‘사회학의 핵심’ 이혜영 교수의 조교로 발탁돼 일했다.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학위와 미국 브라운 대학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그의 젊음을 사회학에 투자했다. 현재 김 교수는 사회학과 교수, 보건학과 겸임교수, 인구 및 고령사회연구소 소장, 한국인구학회 회장 등으로 인구학의 중심이 됐다.
“학교 내에, 사회 내에, 외국까지. 공부하면서 알게 된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새벽에 자료 요청을 할 때 몇 분 만에 답장을 받기도 하죠. 그들의 도움으로 모든 일이 잘 풀려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해온 일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입니다”
미국 브라운 대학 재학 시절 친구가 준 컵을 아직도 소중히 쓰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엄숙함이 아닌 추억을 소중히 하는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인구학은 온실 속 학문 아냐”
“60년대 이후 사회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출산억제정책’이었습니다. 인구 수는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인구학은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학문이‘인구학’입니다. 그 사회에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살고 있는 가를 연구합니다. 그 사회의 성격을 알아 가는 과정인 셈인 것이죠”
인구학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미래를 내다보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인구 정책이 잘못 된다면 가족 개념의 혼란으로 사회의 유지와 존속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30~50년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필요하다. 또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구 및 고령사회연구소 소장인 김 교수에게 “인구 말고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만 하는 것이 어때요?”라고 제안하는 사람들도 있다. 덜 낳고 오래 사는 현대사회에서 저출산은 고령화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교수를 이용할 줄 아는 학생 필요하다
“우리학교가 인구학의 중심지를 만들기 위해선 교수들의 끊임없는 연구보다 학생들의 관심이 더 중요합니다.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고 돕는 것이 본분이기 때문에 학생은 교수를 마음껏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구학에 관심있는 학생이라면 교수를 이용하길, 인구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어려운 만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인구학은 전문 통계지식이 필요해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학을 공부한 학생들은 김 교수를 우수 교수로 추천했다. 김 교수는 자신을 잘 따라주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교수로서의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낀다.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길”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늘 부지런히, 남보다 많이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학생의 본분이니까”
부지런히 연구해 학생들이 학문적으로 더욱 성숙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열심히 하는 학생을 뒷바라지해 학생들이 사회학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 저출산 대책 포럼의 연구 결과가 정책에 잘 반영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가 바라는 미래다.           
 글ㆍ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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