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서]법대 지정좌석제 실효성 있을까
[사선에서]법대 지정좌석제 실효성 있을까
  • 심재환 기자
  • 승인 2008.10.05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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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에서 고시반 학생을 위해 지정좌석제를 실시한다고 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평소 열람실 이용률이 30%에 불과하며 우리학교 고시 합격자가 줄어든 점을 감안해 이 같이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법대 학생회는 제1법학관 지정좌석제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학생 요구안을 제출한 상태다.

지정좌석제의 시행은 물론 해당 학생들의 학과 성적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의 주장은 학생들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다. 학교의 주장은 이화여대, 성대 등 여러 대학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학교도 하루 빨리 도입해 고정적으로 집중 학습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국가고시 합격생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정좌석제가 현재 법대가 직면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양대의 위상을 높이는 인재는 소수의 ‘고시반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한양대 재학생 모두다. 고시반 학생을 위한 지정좌석제는 왜곡된 ‘엘리트주의’를 보는 느낌이다.

진정한 교육자라면 소위 공부 잘하는 일부 학생이 아닌 모든 학생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제 1법학관 지정좌석제는 ‘엘리트주의’로 비춰질 뿐이며 소수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을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자는 지정좌석제가 고시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정좌석의 숫자가 고시 합격자 숫자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번 제 1법학관 지정좌석제 관련 취재를 지켜보면서 한 학생의 인터뷰를 봤다. 그 학생의 말인 즉슨, 자신의 생활공간과 제1법학관 도서관과의 거리가 멀어 이용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제1법학관 지정좌석제가 과연 실효성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됐다. 또 일부 학생들은 “법대 공사기간 중 불편을 겪었는데 그 불편에 대한 보상이 일부 학생들에게만 주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정좌석제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정책임이 분명해 보인다.

고시반 학생들은 이미 생활공간과 장학금 혜택을 충분히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학교는 그들에게 열람실의 자리까지 내어주려 한다. 고시반 학생이 아닌 학생들은 학습권마저 침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전적 의미의 대학은 고등교육을 베푸는 교육기관이며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 이론과 응용 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곳이다. 앞으로 우리학교가 진정한 아카데미즘을 실현할 수 있는 학문의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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