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과 잠
카페인과 잠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8.04.14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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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가 배경인 브루스윌리스 주연의 영화「태양의 눈물」에서 피난민을 돕는 미군 부대원이 불침번을 서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원주민은 잠을 피하라며 부대원에게 콜라의 원료를 준다. 콜라의 원료는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카페인이다. 이처럼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기자는 커피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경우는 없었다. 커피가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진실일까.

카페인의 기작(화학적 반응)
몸에서 수면이 필요할 때 뇌의 신경은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을 평소보다 많이 분비한다. 아데노신은 뇌 속의 아데노신-수용체에 붙어서 반응하는 물질로 사람을 각성상태에서 수면상태로 만든다. 아데노신이 분비되는 경우, 우리는 근육이 이완되고 피로감을 느껴 졸립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때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카페인은 신경을 교란시키면서 각성 상태를 유지시킨다. 아데노신-수용체에 카페인이 반응해 아데노신이 수용체에 붙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졸리지 않고 각성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대부분의 학생 “별 영향 없다”
이번엔 기자가 직접 거리에 나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그 중 2명을 뺀 15명 모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우<인문대ㆍ중어중문학과 08> 군은 “커피를 먹는다고 해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많이 먹으면 배가 불러 잠이 더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전성호<공대ㆍ화학공학과 06> 군은 “커피가 잠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잠이 오지 않을 경우 따뜻한 커피를 먹어 잠을 자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커피가 잠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답변이 많았다.

카페인 용량ㆍ수면상태에 따라 정도 다르다
2005년 발간된 학술지「생물치료정신의학」제 11권 1호에 실린 논문-‘수면박탈에 의한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카페인의 효과’(김준호)에서 카페인의 효과는 객관적인 각성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이 논문에서는 하루 정도 잠을 못 자게 한 후(1일 수면박탈) 카페인을 투여시켜 수면의 정도와 신체 내 반응을 조사했다. 결과는 카페인은 신체적으로 인지능력을 수면을 취한 상태와 비슷한 정도로 유지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개인이 느끼는 수면은 정상상태로 개선시키지 못했다.

또 다음해 같은 학술지 제12권 2호에 개제된 논문-‘흰쥐의 수면 및 뇌파에 대한 카페인의 효과’(원승희)에서 각성의 정도는 카페인의 양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 흰 쥐에게 카페인을 투여해 수면 주파를 측정 한 결과 카페인의 용량이 클수록 수면에서 각성의 방향 쪽으로 수면의 주파가 변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나타났다.
실제 이성원 <공대ㆍ기계공학과 01> 군은 “커피나 녹차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잠이 덜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결국 위 논문 중 수면박탈 실험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이 나온다.

“카페인의 섭취에 따라 수면박탈 후 주의력은 떨어지나 인지력은 정상 수준이다. 그러나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수면정도는 변화가 없다” 즉, 카페인 섭취 후 개인의 뇌 활동은 정상인데, 개인은 졸려한다 것이다.
결국 카페인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하승훈 <경금대ㆍ경제금융학부 07>군이 “커피나 박카스를 마셔도 잠이 오긴 마찬가지”라며 “커피나 박카스를 먹지 않더라도 시험 하루 전 같은 경우는 밤새 집중이 된다”고 말한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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