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와 기억
잠꼬대와 기억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8.04.06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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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예란 말이 있다. 잠꼬대와 동의어로 수면 중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헛소리란 뜻이다. 사람은 잠꼬대를 기억할 수 있을까. 또는 수면 중 일련의 행동은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한다면 어떤 경우일까. 이번 주 기자 실험실의 주제는 ‘잠꼬대와 기억’이다.

잠꼬대는 대부분 기억 못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정한 잠꼬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번 쯤은 특이한 잠꼬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잠꼬대를 기억할 수 없었다. 정혜인<경금대·경제금융학부 08> 양은 “가끔씩 피곤할 때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데 막상 내가 뭐라고 했는지는 잘 모른다”며 “이런 사실은 엄마가 알려줘 알았다”고 말했다.

학생 중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박 아무개<공대ㆍ산업공학과 07> 양은 “자면서 엄마와 대화를 하거나 동생을 부른 적도 있었다”며 “자고 일어나서는 아무런 기억이 없는데 엄마에게서 듣고서 알았다”고 말했다.

수면 중 행동을 기억하는 경우 있어

몸 일부를 일시적으로 움찔하는 경우, 모두들 자신의 행동을 기억했다. 수면 중 자신의 행동을 기억할 때는 깊은 수면 중이 아니었다. 대부분 잠이든지 15분내지 20분 사이에 의도치 않는 발작이었다. 또 특이한 공통점으로는 답변자 11명 모두 수면 중 발작을 하면서 아찔한 형태의 꿈을 꾼다는 것이었다.

김기란<경금대ㆍ경제금융학부 08> 양은 “자다가 움찔한 기억이 있다”며 “걷다가 발을 헛딛는 꿈을 꾸다가 그랬다”고 말했다. 그 밖에 김경준<공대ㆍ신소재공학부 08> 군은 “잠이 들었다가 아찔한 꿈을 꾸고 나도 모르게 발을 폈다”고 말했다.

슬립스타트현상(sleep-start)

수면에 들면 몸의 부분 근육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한다. 이를 슬립스타트(sleep-start)라 한다. 슬립스타트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종종 자신의 급작스런 근육 이완수축에 놀라 깨기도 한다.

이종호<숨수면센터> 원장은 “잠이 들면 근육의 이완과 수축 때문에 팔ㆍ다리가 움직여 스스로 인식하고 깰 때가 많다며”며 “이런 행동은 꿈꾸는 수면 시간에 일어나는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피곤한 경우 수면 중 말ㆍ행동 많아

학생들에게 잠에 관해 물으면서 11명중 6명이 피곤할 때 유난히 잠버릇이 심해지거나, 평소에 안하던 잠버릇이 생긴다고 했다.

정준호<공대ㆍ토목공학과 02> 군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곤할 때면 코를 골거나 중얼거린다”고 말했다. 정우진<건축대ㆍ건축학부 08> 군은 “잠을 자다가 집을 나가려고 했었는데 어머님께서 뺨을 때린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며 “그 때가 매우 피곤했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피곤하면 수면 중 잠꼬대나 행동이 많다”며 “피곤하면 없던 잠버릇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잠은 다양했다. 심하게 코를 골거나, 심하게 이를 가는 학생도 있었다. 수면무호흡증(수면 중 짧은 시간 숨을 쉬지 않는 수면장애)치료 여부에 따라 10년 후의 생존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본지(1259호 참조)에서 밝힌 바 있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잠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잠, 이제 잠자코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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