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 08학번 새내기 한양대학교를 말하다
취중진담 - 08학번 새내기 한양대학교를 말하다
  • 조윤영 기자
  • 승인 2008.04.06
  • 호수 1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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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나날의 연속이지만 자유분방한 대학생활 만족해요”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교라는 좁디좁은 구멍을 통과한 새내기들이 대학생활을 만끽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고등학생 때를 채 벗지 못한 08학번 새내기들이 바라본 한양대학교의 모습은 어떨까. 임상민<공학대ㆍ기계정보경영공학부 08> 군, 김다솜<국문대ㆍ영미언어문화학과 08> 양, 구현모<언정대ㆍ신문방송정보사회학부 08> 군, 변연경<디자인대ㆍ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 08> 양을 만나 새내기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수험생 시절 꿈꾸던 대학교의 모습
조윤영 기자(이하 조) : 수험생 시절 다들 머릿속으로 그려본 대학교의 모습이  하나씩 있을 것 같아요.
김다솜(이하 김) : CㆍC와 미팅 등 남학생들과의 다양한 만남을 기대했어요. 아직 개강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고요.
조 : 보통 학기 초에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자리를 주선해주지 않나요? 
김 : 사실 중간고사 끝나고 미팅 약속을 잡았어요. 미팅할 그 날을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구현모(이하 구) : MT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지난 달에 신문방송학과 MT를 갔는데 기대했던 만큼 좋지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늦잠도 자고요.
임상민(이하 임) : 자는 사람 얼굴에 낙서도 하고요.
구 : 방이 부족해서 100명이 한 방에 모여 잠을 잤어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심신이 모두 지쳤어요.
임 : 수험생 시절부터 우리학교 공학대에 입학하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공학대를 지원했어요. 공학대는 보통 남학생이 대다수이고 여학생은 극히 일부라는데 사실이더라고요. 수업을 듣다보면 강의실에서 남자 냄새가 날 정도에요.
조 : 공학대 수업을 듣고 있어요. 실제로 수강인원 40명 중 여학생이 5명밖에 없어서 놀랐죠. 
임 : 개인적으로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지나친 과음은 꺼리는 편이에요. 공학대 술자리가 타 단대 술자리보다 다소 강압적이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선배들과의 술자리에 대해 지레 겁을 먹고 있었어요.
변연경(이하 변) : 즐거운 대학생활을 기대했어요. 하지만 교수님들이 매주 과제를 내주세요.  과제를 준비하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한양대학교와 한 달간의 추억
조 : 입학한지도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다들 한 달을 어떻게 보냈어요?
김 : 눈 깜짝할 사이에 3월이 지나갔어요.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요.   
임 : 안산배움터 중앙동아리 D.O.H에 가입한 뒤부터 정신없는 대학생활을 보냈어요. 통학 해서 실질적으로 활동이 가능한 시간은 20시간이에요. 시간이 부족해요.
김 : 대학교 입학해서 어떻게 한 달을 보냈는지 기억도 못 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어요. 현재 안산배움터 중앙동아리 ALA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조 : 중앙동아리 ALA라면 라디오 청취 동아리 아닌가요?
김 : 사실 한 번도 라디오 청취를 한 적은 없어요.(웃음)
구 :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것 같아 뿌듯하지만 모든 일과를 마치고 기숙사에 들어오면 허무해요. 중ㆍ고등학교 시절 꿈꾸던 대학생활과 사뭇 달라요. 과제를 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면 처음의 기대와 어긋난 것 같아요.
임 : 개인적으로 대학생활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교과내용에 비해 심화된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자신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대학생활만큼이나 값진 것은 없어요.
변 : 학기 초 기숙사에 들어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웠어요. 요즘은 과제가 워낙 많아 기숙사에 들어오면 밀린 과제를 하느라 바빠요.

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 교수님
조 : 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 교수님 사이에 차이가 있나요?
변:교수님들은 학생들과 자유분방하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선생님에 비해 대화도 자주 나눌 수 있고요.
김 : 대학교는 담임선생님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대학생활을 비롯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선생님이 안 계세요.  또 수업의 수강인원이 많아 학생 개개인에게 교수님들의 관심이 고루 돌아가지 못해요.
구 : 교수님과 학생의 관계가 형식적이에요. 진학상담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고등학교 선생님과 달리 교수님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나가시는 분이 대다수에요. 고 학번 선배들은 교수님들과 서슴없이 어울리지만 저는 아직 새내기라서인지 교수님과 거리감을 느껴요.
임:학생들에게 맡기는 자율의 비율이 높아졌어요.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 졸아도 깨워주는 경우가 드물어요. 잦은 결석에도 제재를 가하는 교수님도 드물고요. 대학교 수업 자체가 학생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교수님을 보며 느꼈어요.

중ㆍ고등학교 친구와 대학교 친구
조 : 대학교 친구들과 중ㆍ고등학교 친구들은 차이가 있다는데 어떤 것 같아요?
김 :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함께 보냈던 기간이 짧아서인지 대학교 친구들이 낯설어요.  동거동락했던 시간 만큼 고등학교 친구들은 대학교 친구들보다 사이가 각별한 것 같아요.
구 : 대학교는 어떠한 목적의식을 갖고 들어오는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들도 각자가 꿈꾸는 삶의 지향점이 있어서 대학에 들어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울리다가도 과제가 있는 친구들은 도중에 과제를 하러 가더라고요.
조 : 고등학교 시절에는 화장실 갔다 왔더라도 친구가 화장실을 같이 가자고 부탁하면 고민 없이 두 번, 세 번 같이 갔어요.
구 : 저 또한 친구들과 다 같이 어울려 매점에 가곤 했어요. 대학에 입학해 피부로 실감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친구들이 이해타산적이에요. 저 역시도 이해타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임 : 고등학교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술자리 같아요.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대학교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잦더라고요.

대학의 자율에 대해
조 : 고등학교는 체계적인 교육방침에 따라 일률적으로 수업을 듣는 반면 대학교는 학생 스스로가 시간표를 만드는 등 상당히 자유롭지 않나요?
김 : 출석은 스스로 하기 나름이에요. 결석한다고 해서 제재를 가하는 교수님은 아무도 없어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 좋지만 책임을 져야 해서 부담스러워요.
구 : 대학교의 자율적인 교육방식은 학생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길러줘서 좋아요. 결석할 경우 결석에 합당한 벌점이나 차등대우를 감수해야 해요. 학기 초지만 지각을 하거나 수업에 불참하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늦게나마 수업을 들으러 오는 친구들도 있어요.
임 : 책임감에 입각해 자유로운 자신의 생활을 만끽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방식은 없다고 생각해요.
변 : 수강신청 당시 시간표 작성법을 몰라서 이리저리 헤맸어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수업 시간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스러웠어요.

새내기로서 학교에 바란다
조 : 새내기로서 우리학교에 특별히 바라는 점이 있나요?
김 :무엇보다 등록금 동결이요.
구 : 기본적인 것부터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 안산배움터 본관 화장실 휴지는 고급화장지라는 소문이 자자해요. 하지만 나머지 건물의 화장실은 저급화장지에요.
조 : 우리학교 홈페이지 안산자유게시판에 어떤 학생이 건물의 화장지 교체를 부탁하던데  혹시 구 군이 적은 글 아니에요?
구 : 특히 술 마신 다음날 배탈이 나면 화장실 갈 때마다 고통스러워요.
임 :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유익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실시하는 행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학교는 아직도 학생을 지배하려는 것 같아요. 학생을 학교의 구성원이 아닌 구성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변 : 등록금 동결이요. 등록금이 너무 비싸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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