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탈냉전화의 의미와 과제
한반도 탈냉전화의 의미와 과제
  • 취재부
  • 승인 2005.10.02
  • 호수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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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자회담의 타결과 공동성명의 발표를 두고, 정부는 한국 외교의 승리라고 말한다. 덕분에 반기문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역시 6자회담의 성공을 미국 외교의 성과로 보고 있다. 물론 공동성명 발표 하룻만에 “경수로를 주기 전엔 (북한의)핵 포기를 꿈도 꾸지 말라”며 북한이 어깃장을 놓기도 했지만,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그런 북한의 말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며 맞받아쳤다.

그러나 6자회담의 진정한 승자는 바로 북한이었다. 북한은 당연히 포기해야 할 핵을 기화로 중유·경수로·전기 2백만㎾를 동시에 얻어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약속까지 얻어냄으로써 북한은 평화를 보장받았다. 90년대 구소련 붕괴 이후, 동아시아는 탈냉전 시대가 시작되었고, 2005년에 탈냉전은 한반도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냉전시대를 벗어났다는 것은 공허한 이념 논쟁이 종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것 역시 체제안전보장과 경제적 성과 달성이었다.
즉, 한반도의 탈냉전화는 한반도의 탈이념화인 동시에 세계시장과의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한 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미국을 위협할만한 국갗로 중국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것은 막강한 생산력에 의해 급성장하는 중국의 경제력 때문이었다. 즉, 탈냉전 시대에서 화두는 더 이상 ‘이념’이 아니라 ‘경제’라는 것의 반증이다.

지난 반세기가 넘도록 남과 북은 체제경쟁에 상당한 액수의 군사비를 지출해왔다. 우리나라 세출 부문에 있어 부동의 1위가 군비 지출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북한의 사정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반도의 탈냉전화는 군비 축소를 비롯해 경제 성장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로 남과 북은 서서히 한반도 공동번영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 듯 하다. 그리고 그 가능성도 낙관적인 편이다. 남북 경협을 통해, 북한의 광물자원과 남한의 기술력이 합쳐지게 될 것이란 청사진이 나왔으며, 개성에서 만들어진 냄비가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삽시간에 물량이 동났다. 또 금강산 관광으로 시작된 관광상품 역시 백두산, 평양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남과 북의 경제협력은 탈냉전 시대를 맞은 전 세계시장에 있어 한반도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통일’하면 가장 먼저 두려워하는 것이 통일비용 문제이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다. 탈냉전화 시대를 맞이한 남과 북이 가야할 방향은 경제협력과 공동번영 그리고 이를 통한 한반도 통일로 정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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