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과학도의 꿈을 보다
노벨상, 과학도의 꿈을 보다
  • 양정열 기자
  • 승인 2007.11.04
  • 호수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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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0월에 노벨 수상자 발표가 났다. 이번 노벨상 과학 부문 중 생리ㆍ의학 부문에서는 마리오 카페키, 올리버 스미시스(미국), 마틴 에반스(영국)이, 화학 부문에서는 게르하르트 에르틀(독일)이, 물리학 부문에서는 알베르 페르(프랑스), 페테르 그륀베르크(독일)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여섯 과학자들의 연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생리·의학상 부문, 역발상과 시너지-유전자적중 쥐
당뇨병치료제-인슐린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인슐린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출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0만개가 넘는 유전자 쌍의 기능을 모두 알고 특정 유전자를 추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위해 카페키, 스미시스는 역발상으로 문제를 접근했다.

원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알기 위해, 카페키와 스미시스는 인공적으로 유전자의 한 부분을 파괴해 에반스가 초기 수정란  배아로부터 추출한 배아 줄기세포에 주입시킨 후 태어나는 쥐에게 증상이 발현되는지 알아보는 식의 실험을 한 것이다.

또한 카파키는 원하는 부분을 파괴학기위해 돌연변이를 위해 교차를 사용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는 매우 낮은 확률로 발생해 카파키와 스미시스는 의도적으로 유전자와 결합하지 않는-친하지 않는 유전자 틈에 돌연변이를 끼워넣어 교차시키는 실험을 한다.(그림3)

이를 통해 발생 확률을 높이고 교차된 유전자를 다시 수정란에 넣어 암쥐에 착상시켜 유전자가 파괴된 유전자적중쥐(Knock-out mouse)를 만들어낸다. 김철근<자연대·생물학과> 교수는 “유전자적중쥐는 유전자 연구 논문 제출과 유전병 치료제 개발시 반드시 거쳐야할 실험 중 하나”라며 “역발상을 이용한 세 명의 과학자 모두의 공헌도가 크다”고 말했다

화학 부문, 끊임없는 실험-촉매 표면화학
휘발유는 석유에서 분리된 나프타를 쪼개서 만든다. 따라서 휘발유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석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표면화학은 석유 없이도 금속 촉매를 이용해 휘발유를 만들어 낸다.

먼저, 에르틀은 일산화탄소(CO) 기체와 수소(H2) 기체를 금속표면에 높은 압력을 압축한다. 탄소(C) 산소(O) 두 개의 수소(H)가 서로의 연결을 끊고 각각 금속표면에 달라붙는다. 금속 표면 위에 탄소-수소(CH2)화합물을 연속적으로 탄소6∼10개 정도를 붙이면 휘발유가 만들어진다.(그림2) 현재 표면화학 기술은 비료 및 단백질합성까지도 가능한 수준에 달해 인류가 필요한 물질은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진욱<자연대·화학과>교수는 “에르틀은 인류가 원하는 물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데 개념· 정량적 발달에 기여했다”며 “이 기술은 오염도 제로에 도전해야하기 때문에 한 가지 실험을 몇 년 동안 반복해야 할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학 부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다-거대자기저항(GMR)
150년 전 과학자 톰슨은 전류가 흐르는 도체 주변에 자기장이 생기면 전류가 흐르는 데 방해하는 정도(저항)가 더 강해지는 현상-자기저항(MR) 현상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 차이가 미미해 당시의 과학자들은 이 현상에 주목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외면되어온 자기저항분야의 발전은 1980년대 페르와 그륀베르크가 관심을 보이면서  본격적으로시작된다.

두 과학자는 나노크기의 다층박막구조(그림3)에서 저항 값이 약 3-4배 가까이 커지는 거대자기저항(Giant MR) 현상을 발견했고, 이 후 이는 초거대 자기저항(CMR)기술로 발전한다.

저항이 크면 전류가 흐르지 않음을 이용한 전기산업은 전류의 유무에 따라 0과1로 기록할 수 있는 저장장치를 만든다. 그로 인에 100G이상의 저장장치(HDD)를 소형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CMR을 연구하는 이영백<자연대ㆍ물리학과> 교수는 “1980년대 자기저항이 전자기분야에 이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페르와 그륀베르크는 남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특수구조에서 거대자기저항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은 인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업적을 이룬, 살아있는 사람에 한해 최대 3명까지 수여된다. 쉽지 않은 업적을 위해 과학자들은 같은 실험을 10년 넘게 반복하거나, 다른 과학자들이 주목하지 않는 분야를 연구해야 하거나, 신선한 발상 이상으로 여러 사람이 머리를 모아야 했다. 표면화학의 40년 동안 지속된 끈기, 거대자기저항의 도전정신, 유전자적중 쥐의 시너지 속 고정관념 탈피는 그들을 노벨상 수여자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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