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환영은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환영은 하지만…
  • 김현수 기자
  • 승인 2007.10.07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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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환영 총학 교내 ‘현수막’ 두고 논란

 

‘남북정상회담 환영’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의 교내 게시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반대하고 있다. 학생들의 토론장인 우리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현수막 설치 반대ㆍ애지문 앞 현수막의 내용을 질타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정동원<경영대ㆍ경영학과 07> 군은 “남북정상회담은 환영하지만 교내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이 캠퍼스 환경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히 애지문 앞 현수막은 정치 색채가 있어 보인다”며 “총학이 학생 복지보다 정치 사안에 더욱 열정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부총학생회장 권중도<공대ㆍ전자전기컴퓨터 03> 군은 “현수막이 눈에 노출되는 것이어서 학생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총학에서 전력을 쏟고 있는 부분은 애한제와 공약 이행 등 학생들과 관련된 복지 분야”라고 답했다.

또 “정치 색채를 띤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우리도 항상 조심한다”며 “정상회담의 경우 좌우사상을 거론할 만한 문제가 아니고 국민으로서 환영할 만한 사안이라 생각해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의 생각과 달리, 교내 현수막 설치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다. 총학과 관리처 시설과에 따르면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현수막 설치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고 학생들이 원하는 현수막을 임의대로 설치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색이 뚜렷한 단체들의 대자보와 현수막 게시도 합법적인 권리 행사로 인정된다.

한편, 이번 논란의 경우 이전과 달리 그 형식에 반대 여론이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한양 플라자에 걸린 현수막의 글씨체와 그림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회관이나 진사로 등 다른 곳에 걸려있는 현수막과 달리 한양플라자에 걸린 현수막은 그 색채와 그림이 기존의 현수막과는 다르다.

이미연<경영대ㆍ경영학부 07> 양은 “애지문을 나오면서 한양 플라자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고 놀랐다”며 “북한 방송에서 보던 새빨간 궁서체로 글이 써져 있는 것을 보니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군은 “우리도 학생들에게 투박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신중치 못했던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결코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며 “학생회가 중립적인 위치에서 정치적 입장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써왔지만 표현의 문제로 인해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거부감을 주었던 것을 죄송하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교내 현수막 설치는 총학과 학생들이 오랫동안 대립해온 문제다. 올해에도 반미 투쟁 관련 현수막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큰 반발이 있었다. 총학생회에서 이전과 달리 전학대회를 통해 현수막 설치 안건을 상정ㆍ통과 시킨 것 역시 지난 방학 기간 동안 우리학교 학우들 사이에 현수막 설치 반대 여론이 컸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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