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소식은 행사밖에 없나요
학내 소식은 행사밖에 없나요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10.01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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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 지면서 어느덧 캠퍼스에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이 오는 것을 시기했던 것인지 올 여름은 추석 때까지도 변덕을 부리며 비를 뿌리거나 한여름과도 같은 더위로 기승을 부렸다.

한양대학보도 이런 환절기에 감기라도 걸렸던 것인지 예고도 없이 9월 10일자 신문을 휴간했다. 다시 일주일을 기다린 끝에 발행된 한양대학보의 1254호는 애지문에서, 또 각 단과대에서 학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필자도 신문 한 부를 집어 들고 머리기사를 보려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의문이 떠올랐다. 우리학교의 신문은 몇 부나 발행이 되고, 사람들이 몇 부나 가져가서 볼까. 월요일 오전 애지문에서 학교 신문을 가져가는 주요 독자층인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학생들이 학교에 관심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하드 카피보다는 소프트 카피에 더 익숙하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라면 발행되는 신문 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일까. 수많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목요일까지 수북이 쌓여있는 한양대학보를 볼 때면 안타까운 생각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해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 이번 호 ‘회초리를 들다’의 첫 번째 화두로 던져보았다.

개강 전 주에 나온 한양대학보의 ‘회초리를 들다’ 필자는 ‘플랜카드를 따라다니지 않는 신문이 되길’ 당부했다. 1달여가 지난 지금, 나는 당부가 아닌 심각한 의문을 한양대 학보에 던지고 싶다. 9월 17일자 한양대학보 1255호, 서울과 안산 배움터의 소식들이 ‘역시나’ 넘쳐나고 있었다.

‘안산 밀물제 개막’, ‘루터스 응원제 개최’, ‘HUBS 정기 방송제 개최’, ‘안산 배움터의 공학 대전 개최’…. 특히 서울 배움터 소식면은 6개의 기사 중 4개가 행사 소식이었으며 동아리를 소개하는 ‘시나브로’란까지 포함하면 한 면 전체가 홍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공론의 장’이 아닌 ‘행사 홍보의 장’이었다. 학보에 ‘광장’면이 있기 때문일까.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기자의 기본적 역할에 너무나도 충실했던 탓일까. 기자의 사회적이고 비판적인 역할을 그나마 엿볼 수 있었던 기사는 전학대회 개최 머리기사와 독문과 통폐합 관련 기사, 과 학생회비 사용 관련 기사 정도가 전부였다.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제기가 필요함에도 한양대학보에서 기자의 문제의식은 기사보다는 사진에서 더 드러나고 있었다. 또한 학교의 문제보다는 학생들의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했다.

작년 말, 당시 한대신문은 시나브로 코너를 통해 ‘2007년엔 신문다운 신문을’ 만들겠다고 ‘선전’했다. (학보사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잊고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읽어보라. 그리고 2007년 현재의 신문은 과연 어떠한지 돌아보라.

이번 ‘회초리를 들다’에서는 이러한 의문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양대학보의 다음 호를 기대해 본다.

박재현<사회대ㆍ사회학과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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