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양대학보는 쉬었습니다?
지난주 한양대학보는 쉬었습니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9.16
  • 호수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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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정아 씨 사건으로 온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한쪽 일간지에서는 문화계 유력인사 집에서 발견됐다는 누드사진을 싣고, 또 한간에선 인권침해라 비난하고. 학력 위조에서 스캔들이 되어버리면서 불과 한 주전에만 해도 ‘누구 학력도 사실은 거짓말이더라’는 기사 대신 '신 씨가 정계 누구와도 관계가 깊다더라' 혹은 또 다른 gate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등 문화, 연예에 가득 찼던 관련 기사들이 사회면, 정치면을 메우고도 넘친다.

또 다른 화제로 외교부의 기자실 옆, 브리핑실 철거로 인해 기자들의 원성 가득한 기사가 쏟아진다. 군사정권 당시의 일방적 처사와 다를 바 없다는 식의 기사들, 오갈 데 없이 복도로 나앉아 회의하는 외교부 출입기자들의 사진이 각종 포털사이트 뉴스 홈에 업데이트됨으로 마치 정부가 민간인 시위를 무력진압으로 했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한 비난이 난무한다.

기자실을 철거한 것도 아니고 그 옆 브리핑실의 철거로 인해 소음으로 기사 작성에 불편을 겪었다 혹은 인터넷이 잠시 끊겼었다, 늘 모여 회의하는 공간이 없어졌다와 같은 어찌 생각하면 기자가 아닌 시각에서 보기에 시시콜콜하게 느껴질 만한 불편들이지만 상대가 기자여서 일이 더 크게 확대 보도된다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시끄러웠던 지난 주 월요일 제1254호가 찍힌 신문대신 개강한지 3주째로 접어든 학내에는 ‘양 배움터 개강 첫 주 풍경’이라는 소제목이 찍힌 1253호 신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보통 금요일 오후, 그 주의 신문을 모두 치워버리는 단대에는 이번 주 내내 한양대학보가 놓일 자리에 중국집 홍보물ㆍ먹다 마신 커피 잔ㆍ아무렇게나 비벼 끈 담배꽁초가 든 종이컵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혹시 우리 단대에만 신문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어 학생회관으로 가서 한양대학보를 찾았더니, 그곳에도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난 지난 주 신문을 집어 들고 ‘다음 주 신문은 쉽니다’는 문구를 찾고자 신문 구석구석을, 그리고 한양대학보 홈페이지를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 다음날 쯤 학보사 기자에게서 ‘이번 주 쉬기로 했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9월 17일자 신문이 나오고 나면 추석으로 인해 한주 쉬고, 다음 주 신문 낸 후 중간고사 기간에 또 휴간. 8면에서 12면으로 증면 후, 한양대학보가 풍성해졌다는 격려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11일 외교부 브리핑실 철거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때 느꼈던 사회 속에서의 언론의 강한 영향력과 신정아 씨 사건을 보며 한켠으로 ‘기자들의 관심이 곧 국민의 관심사가 될 수 있구나’라는 감탄 아닌 감탄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휴간을 했더라도 내게서 그 아쉬움과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던 한 주였다.

학교 자유게시판에 한양대학보 휴간에 대한 글이라도 올라왔다면. 홈페이지에 ‘이번 주 한양대학보는 쉽니다’라는 공지만 있었더라면. 거기다가 지난 호 ‘회초리를 들다’ 필자의 의견인 홈페이지 관리가 여전히 부족한 것을 보고 독자가 참여하는 신문을 지향한다는 학보사 기자들의 신념에 반신반의하게 됐다.

대학의 언론은 그 독자가 학생들을 향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좀 더 독자들에게 민감해지며 독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생기고 실천하는 한양대학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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