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서 나의 주름을 처음 보았을 때
거울에서 나의 주름을 처음 보았을 때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9.02
  • 호수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러모로 노화현상이 진행되어있는 상태인 지금, “주름이 생긴 것을 처음 보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솔직한 대답은 그다지 서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나의 주름살이 생긴 것을 보았을 때(40대 쯤)에는 나의 딸의 아름답게 피어나는 모습에서, 아들의 듬직한 모습에서, 나는 마치 또 하나의 “나”가 생명을 얻어 젊음을 꽃피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을 일정한 직업이나, 하는 일 없이, 미혼인 상태에서 들었다면 “정말 슬펐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요즘 사회적 구조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많아지고 그로인해 생긴 “젊은 날의 주름”은 노후에 충분한 보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이 시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젊은 여성들이여! 약간의 주름살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대들의 주름은 앞으로 펼쳐질 수 십년의 생활을 보상하고도 남으니까”

요즈음 나는 한양대 대학원에 공부하러 가는 도중 전철 안에서 또는 한양대 교정에서 많은 젊은 대학생들과 마주한다. 그들은 싱싱한 꽃처럼 모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몇 년 후 할머니가 되면 더욱 늘어나게 될 주름살은 귀여운 손자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맛있는 과자를 만들어주는 할머니에게 당연히 있어도 되는 “기분 좋은 할머니라는 상징”의 일부로 받아들여도 섭섭하지 않을 것 같다.  
서은숙 <영문학과 박사과정 2기>


요즘에는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거스르려는 사람들이 많다. 동안 수술도 유행하고 주름살을 없애려고 보톡스를 맞는 사람도 있다.

나또한 나이가 들어서 주름이 생기면 속상할 것이고 얼굴에 묻어남을 세월의 흔적을 감추고 싶어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할머니들이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만약 우리할머니가 주름살 하나 없이 얼굴이 팽팽하시다면 지금 할머니를 볼 때 느끼는 푸근함과 따뜻함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나무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테가 늘어나듯이 사람도 얼굴에 연륜이 묻어나게 되어있다.

주름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어려서 주름이 생길 나이가 되면 속상할 것 같지만 막상 그 때가 되면 내 얼굴에 생긴 주름살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것 같다.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과 나이가 들었을 때의 아름다움은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고 시기마다 다른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수민 <국문대 · 인문학부 0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