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또 다른 의미 Montage
영화 속 또 다른 의미 Montage
  • 신승호 기자
  • 승인 2007.09.02
  • 호수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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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타주는 원래 프랑스어로 ‘조립하다’라는 의미다. 우리는 흔히 몽타주를 범인을 잡을 때 범인의 인상착의를 조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술작품이나 문학에서도 몽타주 기법은 사용된다. 영화역시 마찬가지다.

영화에서의 몽타주 기법은 몇 가지 장면을 따로따로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관객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따로따로 보여 1년의 시간이 지났음을 나타내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는 몽타주 기법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몽타주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해 영화의 내용은 이해 하지만 감독의 의도를 인식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몽타주의 개념을 알고 집중하여 영화를 본다면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영화 속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몽타주 기법은 세르게이 아이젠슈타인감독의「전함 포템킨」에서 잘 나타난다. 이 영화는 제정 러시아시대의 ‘오뎃사 학살’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몽타주기법을 사용하여 전 세계의 평론가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지금까지도 몽타주 기법을 알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영화라고 불릴 만큼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화 안에서 감독은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가며 도망가는 장면과 아이가 탄 유모차가 계단을 굴러가는 장면, 놀라는 사람의 표정을 통해 급박한 상황을 표현한다. 연결성이 없는 장면들을 통해 감독의 의도하는 바가 잘 드러난 장면이다.

또 석고로 된 사자상이 잠자고 있는 장면과 깨어난 장면, 사자가 일어난 장면을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그 상황에 분노하고 봉기한다는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후에 이 장면들은 ‘아이젠슈타인 감독의 러시아 몽타주’라고 따로 부를 만큼 영화계의 새로운 시도였다.

이 영화로 인해 감독은 물론 소비에트 영화는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다. 그 이후 몽타주는 많은 영화에서 감독의 의도대로 사용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올드보이」는 몽타주 기법을 잘 이용하여 작품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보다 감독의 숨겨진 의도를 알아가며 감상할 때 또 다른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감독의 입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장면들을 통해 분석해 낸다면 아마 수준급의 영화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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