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젊음의 피터 팬은 과연 행복할까
영원한 젊음의 피터 팬은 과연 행복할까
  • 정혜인 기자
  • 승인 2007.09.02
  • 호수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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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윤미영 기자
피터 팬은 네버랜드에 사는 영원한 소년이다. 시간이 지나도 그는 늙지 않는다. 과연 늙지 않고 영원히 젊음에 머무르는 피터 팬은 행복할까?

젊어지기 위한 사람들
작년부터 우리 사회에 피터 팬과 같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려는 동안 열풍이 불고 있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사람들은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는다. 젊어지려는 사람들은 각종 약을 복용하고, 보톡스를 맞고, 탱탱한 피부를 위해 주름제거 수술을 감행한다. 이제는 예쁘거나 멋있어 보인다는 말보다 어려 보인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 될 정도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는 노력의 가장 큰 원인은 평균수명의 증가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예전보다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젊음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두들 외모에만 치중할 뿐 내면의 아름다움은 소홀히 여긴다.

늙음을 받아들이자
사람들은 젊어지려 노력 하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일 준비는 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을 받아들일 준비보다 뒤로 지나가 버린 젊음, 젊음만을 외친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증가하기 때문에 젊음을 조금 더 유지하려는 것보다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거울을 볼 때 마다 주름이 늘어가는 것을 보며 한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힘든 세상을 살아온 하나의 훈장으로 뿌듯하게 여기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가지지 못했던 삶의 흔적이 얼굴에서 드러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보자.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81세에 “우리는 늙어갈수록 미래를 바라보려고 하기보단 과거에 안주하고자 한다. 그런데 우리가 과거에 집착한다면 육체의 죽음을 맛보기 전 이미 영혼이 죽은 사람이 될 것”이라 했다.

영혼이 죽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선 과거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받아들여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할일을 찾아본다면 늙어가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늙어갈수록 더 아름다운 그녀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은 젊었을 때 누구보다 큰 인기를 누렸던 영화배우다. 작은 얼굴과 큰 눈, 아담한 몸매와 뛰어난 연기력 등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예쁜’ 영화배우였다.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영화배우의 삶과 달리 그녀의 삶의 마지막은 소박하지만 영화배우일 때 보다 더 빛났다. 나이가 들고 얼굴의 주름이 생길 때 그녀는 언제 봐도 아름답고 화려하기만 한 배우의 삶 대신 남을 위한 희생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58세 때 그녀는 유니세프(UNICEF) 친선대사로 아프리카 오지에 살고 있는 여러 아이들의 구호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왔다. 특히 그녀는 암 투병 중이던 1992년 9월에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던 소말리아를 방문하여 ‘관심을 가져달라’며 전 세계에 호소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깊은 주름이 새겨진 얼굴로 소말리아의 아이를 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연기한 앤 공주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다. 아무도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못생겼다거나 얼굴의 주름이 추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젊음이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의 사진 속 그녀의 얼굴에 있는 주름은 여느 젊은 여자의 탱탱한 피부보다도 더 눈이 부신다.

아름다운 주름을 갖자
세월이 지나야만 얻을 수 있는 주름이 있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주름’이다. 아름다운 주름을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20세가 지나면 피부의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성형수술을 해도, 보톡스를 맞아도, 주름방지 화장품을 발라도 세월의 흔적은 막을 수 없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려 있다. 뒤로 지나가 버린 시간들을 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보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즐겁게 받아들이도록 자신의 생각을 바꿔보자. 언젠가는 생길 주름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얼굴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에 투자 한다면 시간이 지나고 천천히 얼굴에 아름다움이 묻어날 것이다. 아직은 젊은 지금의 대학시절, ‘아름다운 주름’을 위해 지금부터 노력한다면 영원한 젊음 속에 살고 있는 피터 팬을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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