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홈피, 왜 꾸밀까
미니 홈피, 왜 꾸밀까
  • 지유석 기자
  • 승인 2007.08.26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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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 대부분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용한다. 자신의 방명록에 누가 글을 남겼나 확인하고 댓글을 달아준다. 사진첩에 자신의 셀카를 찍어 올리는가 하면 즐거웠거나 고된 하루 일과를 다이어리에 남기기도 한다. 이외에도 자신의 미니 홈을 꾸미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 자신의 이상형, 감명 깊게 읽은 글 등을 남들에게 보여준다. 싸이월드 회원수가 2천만을 넘어선 요즘, 인터넷 공간에 이만큼 많은 정성을 들여 꾸미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랍니다.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지만 가상공간에서는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죠”라고 말하는 강경희<사범대·교육공학과>교수는 미니 홈피의 사용자들의 현실 도피 심리에 주목한다.

얼짱 각도, 포토샾 등의 기술 등을 이용해 최대한 예쁘고 멋지게 나온 사진들을 업로드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이상화된 자신의 모습을 꾸미고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감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미니 홈피를 꾸미는 또 다른 이유로는 공감 심리를 얘기할 수 있다. 하루에 있었던 일 중에 즐거웠던 일, 우울했던 일 등을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면 자신의 지인들로부터 댓글을 받는다.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되는거지’라는 격려의 말에서부터 심하면 장난 섞인 악플까지 다양한 댓글이 올라온다. 이런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신문방송학의 관점에서 보면 미니 홈피 가꾸기의 원인을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 하는 인간관계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바꿨다. 직접 만나지 않고 가상공간에서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한 오늘날에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미니 홈피가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소개팅하기 전 상대방의 정보를 알기 위해 미니 홈피를 들여다보거나 관심있는 사람의 미니 홈피를 찾아보는 것도 미니 홈피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임종수 세종대 <사회대·신문방송학>교수는 “미니 홈피도 자신이 직접 제작하고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 하나의 UCC다. 참여와 공유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콘텐츠를 잘 가꾸는 심리는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이 반영되는 미니홈피라는 매개체는 세수하고 양치질하듯 꾸밈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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