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짓말을 했다면 고백 하세요
지금, 거짓말을 했다면 고백 하세요
  • 신승호 기자
  • 승인 2007.08.26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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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철학가 미셸 푸코는 ‘파르헤지아’라는 개념을 고대 그리스 현인으로부터 가져왔다. 파르헤지아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위험을 불러올 때에도 그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말하는 것을 가리킨다. 신정아 씨로부터 시작된 학력위조파문과 병역 불성실 이행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파르헤지아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고백이냐 발뺌이냐
만약 당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진실이 금방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당신은 결국 고백과 발뺌의 기로에 서게 된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말이 있듯이 영원한 거짓말이란 있을 수 없다. 때문에 거짓이 드러나기 전에 잘못을 고백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학교에서 「심리학의 이해」 강의를 맡고 있는 장동원<사범대·교육학과> 교수는 “진실된 고백은 그 고백을 하기까지의 용기와 양심이 대중들의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대중을 관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만약 신정아 씨가 학력위조 사건이 터진 직후 잘못을 시인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그전에 스스로 고백 했다면 어땠을까. 전자, 후자 모두 신정아 씨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지금보다는 호의적일 것임은 확실하다.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리스 현인들은 파르헤지아를 실천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 했다. 잘못을 고백하는 것은 분명히 힘든 일이다. 자수를 했을 때 형량이 줄어드는 것도 고백의 용기와 양심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잘못을 했다면 ‘발뺌’하는 것보다는 ‘고백’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빠른 시일 내에 얼굴을 맞대고 직설적으로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대면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편지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은 자신의 잘못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는 있지만 진심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잘못에서부터 고백하기까지의 시간은 빠를수록 좋고 돌려 말하는 것보다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장 교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백할 때 너무 자기변명을 위주로 하게 되면 듣는 이에게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을 고백하는 것은 오늘은 어제보다 한층 더 현명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아무것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포프의 명언처럼 우리가 잘못을 고백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용기를 낸 자신을 대견스러워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당신이 잘못한 일이 있다면 진심을 담아 고백하자. 반드시 용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거짓말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거짓말은 우리 일상에서 해서는 안되지만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들킬지도 모른다는 걱정보다 눈앞의 이익을 우선하기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특히 주변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주변의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인들의 학력위조가 대표적인 예다. 유명 인사들은 자신의 위치에 맞는 고학력을 얻기 위해 조작하고 거짓말을 한다. 전에 있었던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란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영국 뉴캐슬대 심리생리학 연구진은 음료수 무인판매대 앞에 꽃 그림과 사람의 눈 그림을 매주 바꿔가며 부착해 놓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눈 그림을 붙여놓았을 때 3배 가까이 많은 돈이 걷혔다. 이는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보고 있다는 불안감이 거짓된 행동을 감소시킨 다는 것을 나타낸다.

거짓말을 할 수 없게 촘촘한 사회적 그물망이 있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보여주는 결과인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위조된 서류 한 장에 속는 부실한 사회적 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커다란 거짓말’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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