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는만큼 보인다 -1. 쇼트(shot)와 시간
영화, 아는만큼 보인다 -1. 쇼트(shot)와 시간
  • 김보만 기자
  • 승인 2007.08.19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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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shot)는 영화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한 번의 테이크(take)를 통해 얻어진다. 이 때 테이크는 흔히 카메라 스위치를 작동시키기 시작해서 작동을 끝낼 때까지 중단 없이 촬영된 연속적인 화면단위를 얘기한다.
감독은 만족스러운 쇼트가 촬영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반복된 테이크에 걸쳐 촬영하게 된다. 이런 영화 속 쇼트의 길이는 평균 7초를 기준으로 10~15초 정도로 구성된다.

이 중 영화 속 시간의 함축과 확장은 쇼트가 담당한다. 예를 들어 교도소에 들어가는 10년형을 선고받은 죄수의 모습을 담은 쇼트 다음, 교도소 정문을 나오는 그를 보여주는 쇼트가 이어진다면 단 2개의 쇼트 사이에 10년이란 시간을 흐르게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알프레도 히치콕의 영화「로프」에서의 롱 테이크 기법으로 완성된 쇼트는 시간을 한없이 확장시키기도 한다. 살인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파티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각기 헤어지는 순간까지 영화는 필름을 갈아 끼기 위한 컷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의도적인 컷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 쇼트는 관객들에게 영화 속 시간을 한순간도 건너뛰지 않고 모두 보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파티가 시작해서 끝날 시간만큼의 시간을 우리에게 느끼게 한다. 실제 영화를 보면 30분가량의 파티 장면이 상당히 지루하고 길게 느껴지는 걸 알 수 있다.

이렇 듯 영화 속 시간은 실제 발생한 일에 의해서가 아니라 쇼트 그 자체 그리고 쇼트와 쇼트 사이에 함축된 경과시간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쇼트는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간성으로 영화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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