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 강명수기자, 김재원 기자
  • 승인 2007.06.03
  • 호수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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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 1천만원 쾌척한 대검 차장검사 정동기 동문

心淸事達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진다’라는 좌우명에서 강직한 성품이 그대로 베어나는 사람, 대검찰청 차장검사 정동기<법학과 72> 동문이다. 지난해 ‘자랑스런 한양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가 이번엔 선뜻 우리학교에 발전기금을 내놓았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말 속에서 한양과 후배를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편집자주>

정동기 동문의 기부가 발전기금 모금의 시금석이 됐는데 발전기금 기부에 대한 자세는 어떤가요

기부는 성공한 사람이 베푸는 것이 결코 아니에요. 모교에서 받은 것의 극히 일부분을 되갚는 것에 불과합니다. 내가 기부한 것이 받은 것의 백분의 일이나 되겠어요?(웃음)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갚아나가야죠. 사실 학교가 발전해 이미지가 좋아지면 사회 각계 선배들에 대한 평가도 좋아집니다

 기부를 통해 후배들을 지원하고 그 후배들이 훌륭하게 자라 사회로 진출하면 그것은 다시 선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죠. 공무원인 내게 조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지만 나를 계기로 사업을 하는 많은 후배들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놓았습니다. 지금도 기부 하는 분들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내가 기부한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요. 적은 돈이지만 마음을 보텐 것이지요.

대학시절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 해주세요

공부만 해서 이야기 해줄 만한 에피소드가 없어요(웃음). 그때 같이 공부한 친구들도 사법고시에 합격했어요. 처음 인문대 3층 다다미방에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고 나중에 인원이 늘어나 인문대 옥상으로 기숙사가 옮겨졌어요. 3학년 때부터는 절에서 생활했어요. 대학시절 추억을 이야기 해 달라면 친구들과 기숙사 생활 한 것이 추억이겠죠.   

졸업과 동시에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면 방학도 알차게 보냈을 텐데 어떻게 보냈나요

나는 고시 준비로 방학을 절에서 보내면서 생활을 매일 기록했어요. 몇 시에 일어났는지, 공부는 몇 시간 했는지, 몇 시에 점심을 먹었는지까지 공부는 보통 12시간 최대 14시간 했어요. 그 이상은 안 되더군요. 하루에 절반 공부하는 거 별거 아니잖아요(웃음). 물론 공부가 안 되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은 그냥 하루 종일 빈둥거렸어요. 며칠씩 어정쩡하게 하는 둥 마는 둥 보내는 것보다는 그게 나았어요. 다음날 반성하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것은 단지 내 이야기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나름대로 방식으로 열심히 하면 됩니다. 방학이 결코 짧지 않기 때문에 외국어를 충실히 익힐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요즘에는 외국어 두 개 정도는 해야 하잖아요. 여러분이 방학을 자격과 능력을 갖추는 기간으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대학을 목표 없이 단순히 고등학교의 연장선으로 보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런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요즘 듣는 것 중 인상적인 것이 인간의 수명을 90살 까지 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30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30년 동안 일하고 30년은 이제 편히 보내는 것이지요.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 평생을 살아갈 능력을 갖추세요. 건강과 사회에서 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느긋하게 지낼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아요.

변화는 무엇인가 아쉬운 것이 있을 때 시작됩니다. ‘큰일 났다’해야 변화가 시작되는 것인데 요즘 학생들은 아쉬운 것이 없이 늘 풍족합니다. 나름대로의 문제의식과 자신의 장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 합니다. 지겨운 이야기지만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하세요.

 재학 중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내가 그때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됐을지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자격을 얻을 기회가 있으면 자격을 획득하고 공부할 기회가 있으면 공부하세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졸업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재학 중에 계획을 잘 세우고 건강도 잘 지켜가세요. 갖출 수 있는 것은 다 갖추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나요

예전에 선배들로부터 ‘너희 덕분에 자랑스럽다’고 대접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후배에게 해줘야 할 말인 것 같아요. 후배들 덕분에 모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요. 여러분이 학교 실력을 높이는 것이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 한양대의 인상이 정말 좋아졌어요. 자문위원회를 꾸려도 한양대 교수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더욱이 과거에는 그 수가 공대 교수들에게 치우쳤지만 요즘에는 모든 분야에서 한양인을 만날 수 있게 됐어요.

나는 후배에 대해 신뢰와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시절은 삶의 기본적 자산을 마련하는 시기입니다. 고시, 회계사, 변리사 등 자격을 얻어 기본을 갖췄으면 해요. 내가 이런 말해도 놀건 다 놀고 마실 건 다 마시겠죠(웃음). 그런 행동들은 해야 할 것을 다 한 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평생 술도 마실 수 있고 낭만도 즐길 수 있어요. 20대의 낭만 보다는 30대의 낭만이 진정한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수능 시험 보는 것처럼 열심히 할 수는 없겠지만 20대는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합니다. 대학시절 여러분이 사회에 나와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실력과 능력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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