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라는 돌무더기 위에 피어난 꽃
6ㆍ25라는 돌무더기 위에 피어난 꽃
  • 김현수 기자
  • 승인 2007.05.26
  • 호수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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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는 한반도와 한민족에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 상처 위에 피어난 우리민족의 삶의 의지는 아름다웠다.

1953년 휴전 협정 이후, 영국인 장교 앤소니 영거(Anthony Younger)가 이 아름다움을 사진기에 담았다. 그리고 50여 년이 지난 2007년. 이 사진들을 전시한 사진전이 지난 18일 개막했다.

사진전의 타이틀은 ‘1953,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이다. 사진들은 휴전 이후, 서울의 ‘계속 되고 있는 삶’을 담고 있다. 의례히 떠올리는 전후의 참상이 아닌 동대문시장의 활기찬 모습 등이 주를 이룬다.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고 난 후, 앞으로의 삶을 향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다.

영거가 사진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한국인은 전쟁 속에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한국이 이뤄진 것은 이러한 강인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가 개막식에서 전한 메시지는 이것이었다.

박완서의 소설 「미망」에서 한 인물이 피난 끝에 인삼의 씨종을 얻으러 목숨을 걸고 배에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사진전을 보면서 내가 떠올렸던 강인함의 성격 역시 바로 이런 것 이었다. 전쟁 후 돌밭같이 척박해진 땅위에 희망을 피워 내는 정신 말이다.

6ㆍ25라는 비극위에 피어난 것 역시 바로 우리 민족의 강인함 이었다. 

일시/장소 : 5월18일~8월18일/ 서울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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