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똑같이 사는건 재미없어”
“남들과 똑같이 사는건 재미없어”
  • 김보만 기자
  • 승인 2007.05.26
  • 호수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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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그렇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바나나 우유가 원래 하얗다는 백부장의 스토리를 몰래카메라처럼 담아낸 광고가 화제다. 이 당연한 사실을 현장고발 영상으로 담아낸 주인공은 리형윤<연극영화과 92> 감독이다. 그는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2005, 2006년에 걸쳐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실력자다. ‘긴 인생 아름답도록’ 삼성생명 시리즈로 대상을 거머줬고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 캠페인으론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리 감독은 광고에만 재능이 있는게 아니다. 내 남자의 로맨스, 내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잘 살아보세 등의 티져 예고편을 제작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리 감독은 행복과, 재미라는 표현을 유난히 많이 썼는데 그의 직업이, 인생이, 미래가 그렇게 두 개의 표현으로 충분해 보였다. <편집자 주>

주요작품

삼성생명 - “긴 인생 아름답도록” 시리즈
SK 텔레콤 기업 PR - "세상의 모든 여보세요”
SK 텔레콤 MBC 캠페인 - “사람을 향합니다”
포스코 기업 PR - “기차”편
LG 텔레콤 기업 PR - "당신이 좋으면 저도 좋아요”
LG 자이 아파트 이영애 편
엔프라니 - “20대여 영원하라”

영화예고편/뮤직비디오
2004 내 남자의 로맨스
2005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6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수상경력
2005 대한민국 광고대상 대상 - 삼성생명
2005 대한민국 광고대상 TV부문 우수상 - 풀무원 녹즙
2006 대한민국 광고대상 TV부문 동상 - SK 텔레콤 ‘사람을 향합니다’

 

 

바나나는... 광고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

시장에서 바나나우유는 OO기업이 독점하다시피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했다. 회사에서도 마케팅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았고 조건에 맞추다 보니 오히려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가

재밌단다. 같이 광고하는 사람들은 통쾌하단다.
광고시장이란데가 엄격하고 치밀하다. 심의가 있어서 안되는게 많다. 예를들면 꼬마애가 상품을 만지거나, 대놓고 반말을 하는 것들이다. 그런 광고계의 새로운 시도였다.

원래 광고에 관심이 있었나

별로 관심 없었다. 원래는 영화 평론가가 꿈이었다. 

광고일, 어떻게 시작했나

4학년 때 영화와 광고 쪽 알바를 많이 했다. 사실 영화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광고에 매력을 느꼈고 우선은 해보자 하다가 이렇게 감독까지 하게 됐다.

우리학교 연극영화과 광고감독 진출은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많았다. 특히 광고에서는 우리학교 출신이 석권했다. 근데 지금은 없다. 내 밑으로는 하나도 없다고 보면된다. 한국영화 쪽 시장이 커지고 제작이 많아지니 그쪽으로 간다.

처음 참여했던 광고와 예고편은

감독이 되고 처음 한 광고는 2002년 말 화장품 엔프라니의 ‘20대여 영원하라’였다.
예고편은 「내남자의로맨스」. 그 당시 인기 있던 자동차 광고를 패러디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전까지 영화예고편에서 광고를 패러디 한다는 건 없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재밌으니까! (하하)

「내남자...」아이디어 회의는 어떻게 진행됐나

우리가 영화사, 배급사에 제안을 했다. 그때만해도 티져 예고편이란걸 따로 찍는게 많지 않았는데 이 후에 많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지금은 또 많이 나오니 사람들이 질려한다.

예고편과 광고와의 차이, 공통점은 뭔가

공통점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무언가를 팔아야 한다는 것. 차이점은 시간적인거다. 광고는 15, 30초인데 예고편은 1분정도는 되니까. 또 영화는 물건을 파는게 아니라 컨텐츠를 파는거니 그 부분도 다르다.
헌데 내가 보통하는 광고들이 제품이나 상품을 부각시키기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말하는 거기 때문에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평소 본인을 자극하는건 무엇인가

영화를 좋아한다. 챙겨보려고 하는데 영화보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짬짬이 보는건 책, 나머지는 살면서 사람들 만나는거, 술마시는거 모든게 다 나를 자극한다. 무언갈 할때 이걸 어디에 써먹어야지 하는게 아니라 그냥 하는거다. 일이나 여행도 마찬가지다.

책이나 영화, 특별히 선호하는 것 있나

내 직업특성도 그렇지만, 원래 내가 한군데만 파는 성격이 아니다. 이것저것 다 본다.

원래 감성적인 광고를 선호하는 편?

예전엔 자동차나 화장품같은 트렌드적인걸 많이했다. 근데 일을 하다보니 그런 광고를 하게되더라. 행복하다. (하하) 사실 그런 광고를 하기에는 어린나이다. 사람들이 내 나이를 알면 깜짝 놀란다. 감성적인 광고를 하시는 분들은 40대가 훌쩍 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나는 착한광고, 기분좋은 광고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

평소 아이디어는 어떻게 도출하나

경우마다 다르다. SK텔레콤의 경우, 감동을 준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다. 광고를 오래하다보니 사람들이 지루해할까봐 걱정이다. 항상 잘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다보니 힘들기도 하다.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출 때 힘든점은 무엇인가

영화할 때처럼 오랫동안 보는 사이가 아니어서 처음에는 모두 낯을 가린다.
그나마 한 두달에 한번보는 이나영씨 같은 경우는 그나마 알고 지낸다.

인연이 된 사람이 있나

알긴 하는데 다들 바빠서. 정우성씨도 회사근처에 살아서 게임도 하고 놀다가고 한다.

좋은 광고란

목적에 충실한 것. 어떤 광고는 이미지를 팔고 어떤 광고는 제품을 판다. 각기의 필요성에 따라 그 목적에 충실해야한다. 그러면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광고란게 상업적 메시지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기분이 좋아지고 재밌는거, 그게 좋은 것 같다. 광고를 본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보고 웃겼던건 뭔가

작년 돼지바 광고.

자신의 직업을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뭘까

한단어? 음... 불면?
이 직업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 않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외국을 많이 가는 것은 일을 하면서 생기는 일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으면 못한다. 한달도 못 견딜꺼다.

영화를 직접 제작해보겠다는 계획이 있나

마음속엔 늘 있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할거다. 예전에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는데 거절했다.

어떤 영화였나

그건 말 못한다.(하하) 흥행은 별로 안됐다.

자신이 하고 싶은 영상을 찍으라고 한다면

만드는 시점의 관심이 어디에 있냐가 중요하겠지만 아마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주제로 할 거다. 가족, 연인, 누가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변해 가느냐에 대한 가장 쉬운 문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

비슷한 생각을 하고 기분 좋게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으면 한다. 일에 욕심이 많지는 않다. 큰 돈을 번다던가 유명해지고 싶다던가 하는 것 보단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열심히 하면 답이 나온다고 믿는다.
나를 계속 자극하고 재밌게 해줄 환경이 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럴려면 생활고에 시달려서는 안되겠지만.
요즘은 사람이 한 가지 일만 하고 산다는게 불가능하다. 나도 이게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하는 일이 바껴도 재밌고,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학교 때부터 기준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즐기지 못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물론 목적이 있는 인내의 시간이라면 그것 마저도 즐겨야한다. 물론 그게 자기를 움직이는게 없고 이게 될려면 이걸 할 수밖에 없어 하는 식은 별로다. 남들과 똑같이 사는 건 재미없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을거고 회사를 들어가는데도 여러 방법이 있다. 거기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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