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 파탈 - 치명적 유혹, 매혹당한 영혼들
팜므 파탈 - 치명적 유혹, 매혹당한 영혼들
  • 윤영미 기자
  • 승인 2007.05.14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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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가 한 남자를 공유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가 불륜ㆍ치정과 같은 불순한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자체시청률 최고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불순한 내용의 핵심에는 친구의 남편을 탐하고 가정을 깨뜨리는 팜므 파탈(Femme Fatal)형의 인물인 화영이 자리한다.

지난 10월 684만명의 전국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순위 7위에 기록된 '타짜'에서 약방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 정마담 역시 팜므 파탈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어느 한 네티즌은 장마담을 연기한 김혜수를 일컬어 화양연화의 장만옥이 뿜어대던 고혹미와 LA컨피덴셜에서 킴 베이싱어의 느와르적 관능미ㆍ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에 필적할 만한 파격적인 노출이 어느 것 하나 부자연스러운 것이 없었다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팜므 파탈이란 프랑스 어로 팜므는 여성, 파탈은 숙명 또는 운명적이라는 의미다. 즉 저항할 수 없는 관능적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남성들을 종속시킬 뿐만 아니라 남성을 파괴할 정도의 치명적 매력을 가진 여성을 일컫는다.

국민대 미술학부 이명옥 겸임교수의 책, 「팜므 파탈」은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서 비롯된 다양한 삽화와 화가의 뒷이야기가 팜므 파탈의 이야기와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세이렌ㆍ카르멘ㆍ마를린먼로ㆍ스핑크스 같이 문학ㆍ신화ㆍ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등장하는 팜므 파탈을 잔혹ㆍ신비ㆍ음탕ㆍ매혹이라는 네가지 주제로 묶어 탐할수록 갈증에 목이 타는 욕망의 신기루, 팜므 파탈의 콤퍼지션을 선보인다.

지나치게 남성적이고 강한인상을 가진 여성은 우리시대에 여장군으로 대접받기 쉽지 않다. 이들은 거부감이 들게 하거나 폄하되기 십상이다. 목표의식을 갖고 당당함과 섹시함을 무기로 남성을 능수능란하게 조정하는 한국형 팜므 파탈은 최근 남녀를 불문하고 동경하고 있는 여성상이 되고 있다. 팜므 파탈형 여성상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대리만족을 느끼며 볼 수 있는 책이다.

한마디: 여성은 대리만족에 즐겁고 남성은 에로틱함에 즐겁다. 그러나 지나친 억지는 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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