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사람 좋아해요, 술자리는 꺼려요”
“한양대 사람 좋아해요, 술자리는 꺼려요”
  • 강명수 기자, 김소희 기자
  • 승인 2007.05.14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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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위원회와 함께한 미녀들의 수다

한양대학보에서 국제교류위원회의 도움으로 교내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그들이 느낀 한국과 한양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졋다. 가급적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그대로 담았다. <편집자주>

엠티, 축제, 술자리 같은 한국 대학생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로리(한국명:은진) ㅣ미국ㅣ국제통상학부

로리- 미국에선 엠티 같은 거 자주 안하고 같이 술 마시러 여러 사람이 가지 않고, 밥도 함께 많이 먹지 않고 그랬는데. 여기선 사람들 사이를 좋게 하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어요

후메이라-한국 사람이 무엇을 같이 하려고 노력 많이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우리는 무슬림이라서 술 먹을 수 없잖아요. 그럴 때 콜라 같은 거 주고 잘해줬어요.

또 종교적인 것(이슬람교) 때문에 불편하신 것 없나요?

야스민-학교에서도 그렇고, 한국 사람들이 그래요. 무슬림 술도 안돼요. 담배도 안돼요. 왜 그렇게 재미없어요 여기서 사람들이 학교 끝나고 회사 끝나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친구와 재미있는 거 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요. 노래방 다녀요 춤방 있어요. 술 안 마셔도 노는 거 너무 재미있어요.

여비-그리고 술집 정말 많아요. 중국에서 술 잘 안 마셔요 그런데 한양대 술집 정말 많아요. 그리고 커피숍. 커피숍 정말 많아요. 중국에서는 커피 많이 안 마셔요. 

 유학생으로 언제 소외감을 느꼈는지?

후메이라-지금 학교서 엠티가거나 술자리 있잖아요. 한국 사람들 그 때 제일 많이 친해지잖아요. 학생들 같은 과인데 동기인데 그렇게 친하지 못해요. 술자리에 같이 가지 않았으니까. 그냥 얘기해도 친해질 수 그렇게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친구들은. 저는 그냥 옆에 가서 얘기하고 싶은데 부끄럽거나 그냥 그래요

야스민- 그냥 수업에서만 ‘하이’하고 인사를 잘 하고 그룹 프레젠테이션 할 때 만약에 다섯 명 있으면 그 네 명만 일하고 저는 빼놓고 얘기할 때 외로움을 느껴요. 아마 제가 말 잘하지 않아서...

로리-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관심 많은 사람은 특히 어떻게든 친구를 만들려고 그러죠. 언어도 배우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특이하게, 한국인처럼 생기지 않았으니 그러는데. 그런데 외국인이라고 한국말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아요. 저는 엄마가 한국 사람이라 집에서 한국말 쓰고 그러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니까 좀 그래요. 한국말 할 때도 신기하게 보고, 영어로 할 때도 신기하게 보고

후에이라 터키ㅣ영어교육과
후메이라-우리는 친하고 싶은데, 한국 사람은 친해지는 건 술에 달려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우리도 어쩔 수 없잖아요. 학교에서 지금 제일 친한 친구가 중국 사람이나 러시아 친구에요. 한국까지 왔는데 친한 한국 친구 없으면 한국을 느낄 수 없잖아요. 한국을 배울 수도 없고. 착해요. 한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그런데 친구는 아니다. 그런 게 좀 있어요.

로리- 맞아요. 그런 게 있어요. GSU(국제교류위원회)같은 행사에서는 술 꼭 안 마셔도 엠티 같은 데 가서도 자연스럽게 놀게 해주는데요. 만약에 GSU가 없었으면 정말 외로울 것 같아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2주 동안에 GSU가 있는 것도 모르고 혼자 다니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막 헤매고 다녔는데. GSU가 있으니까 친구도 많이 사귀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그래요

 

 유학생이어서 어떤 점이 힘든가요?

후메이라- 레포트랑 수업 공지 같은 게 한글로 되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래도 유학이니까 그런 힘든 점은 물론 있겠죠. 수업내용이 우리도 어려운데 후메이라는 어떻게 해 하고 한국학생들도 그래요. 근데 그래도 교수님들 중엔 봐주는 교수님들도 있어요. 유학을 가 보시면 우리 마음 알 수 있을 거예요(웃음)

야스민-수업 들을 때 조교님들이 사투리 많이 쓰시잖아요. 그거 들을 때 진짜 복잡하다 생각해요. 수업 30%만 이해되요. 그거 진짜 힘들어요. 리포트랑 시험 볼 때 한국말 써야 하잖아요. 그거 문제 정말 이해 안되요. 정말 어려워요,. 조교님하고 교수님이 레포트 한국말 대신 영어로 쓰라고 그래요

한국에서 친해진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친해졌어요?

마디나 우즈베키스탄ㅣ한국어학당

마디나- 제가 많이 있어요. 한국 사람들하고 식당에서 많이 친해졌어요. 제가 한국음식 정말 좋아하는데 집 근처에 정말 맛있는 거 많아요. 삼계탕 설렁탕 근거리 차돌백이 등 좋아하는데 달마다 꼭 가는 날 있어요. 제가 가면 음식을 정말 잘 차려줘요 그러면서 어디서 오셨어요, 눈이 참 예뻐요 이렇게 말하는데 친해졌어요.

후메이라-제가 이슬람 문화원에서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거기서 터키에 관심 있는 친구들하고 많이 친해졌어요. 그 친구들하고 같이 놀러가고, 터키에 오면 같이 우리집도 가고 그랬어요. 그리고 이슬람 사원에서 가끔 가는데 한국 사람들이 와서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봐요. 그러면 친해져요 관심이 많이 있으면 전화번호 물어보고 집에도 초대해요. 터키 문화에서 집으로 초대하는 것 굉장히 좋아해요. 자기가 만들어서 음식 대접하는 거 좋아해요.

 요즘엔 다 취업하느라 정신없다고 그러잖아요. 대학생들의 그런 모습 어떻게 보세요

후메이라- 전 어차피 한국에서 사범대 나와도 한국에서 선생님 될 수 없어요. 그래서 걱정이 많이 없어요.

로리- 친구들이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취직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진짜 열심히 해야 해요. (손가락으로 꼽으면서 말하는)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술 마시는 것 같아요. (웃음)

마디나- 열두 시까지 공부하고 네 시까지 술마시고 다음 날 새벽에 공부하러 나와요. “괜찮아요?”하고 물어보면 “괜찮아요. 우리 나라에서는 다 이렇게 하고 있어요.” 그래요 우리한테 그렇게 살라고 하면 다 죽을 것 같아요. (웃음)

후메이라-제가 생각하기에는 한국에 있으면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들도 다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살기 힘드니까.

야스민 말레이시아ㅣ 기계공학부
야스민-한국 사람이 진짜 열심히 해요. 공부할 때 열심히 하고 매일매일 밤새워 하고, 어떤 일 할 때 진짜 열심히 하는 거 부러워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여섯 시간 안 자면 수업시간에 졸 거에요.
후메이라- 걱정하지 마, 그게 정상이야~

기회가 된다면 졸업 이후에도 계속 한국에 머물러보고 싶으세요?

여비-한국에 있고 싶지만 가족과 친구가 대부분 중국에 있어서, 그래서 아마 돌아갈 거에요. 그런데 여기 자꾸 오고 싶어요. 여기 날씨 좋고, 한국이 너무 좋아요. 서울은 조용한 도시에요.

후메이라- 중국보다 조용해요?(웃음)

로리- 저는 여기서 오랫동안 못 살 것 같아요. 그냥 1년에 한번씩 놀러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디나-우즈베키스탄이랑 한국이랑 오가면서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도 거기도 좋은 것 많아요. 우즈베키스탄은 이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여긴 사람도 많고 자동차도 많아요. 설날이나 추석 때 도시가 비면 비슷해요.

여비 중국ㅣ경영학부

후메이라-저도 왔다갔다 하고 싶어요. 취직은 터키에서 하고 가끔 1년마다 왔다갔다 하고 싶어요.

야스민- 저도 그러고 싶어요. 왜냐면 말레이시아 학생은 정부에서 장학금 받아요. 그래서 졸업후에 말레이시아에서 취직해야 돼요. 여기서 살고 싶은데 말레이시아로 돌아가야 해요

마지막 질문을 통해서 그들의 한국 사랑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한국과 한양대에 있는 동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그들에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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