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툭 터놓고 한 번 얘기해 봅시다"②
"우리 툭 터놓고 한 번 얘기해 봅시다"②
  • 장형수 기자, 김영주 기자
  • 승인 2007.05.14
  • 호수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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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배움터 총학생회장ㆍ부총학생회장 취중진담

 4.04 학생총회 이후에…

학생총회 전에 타 학교에서 아는 선배가 학생총회는 안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어요. 학생총회는 성사가 안 되면 안 되는 데로 총학생회가 박살이 나고, 성사가 되면 그 의결된 안건들에 대해서 실행하지 못할 경우 또 욕먹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코 학생들에게 우리가 ‘대단하다’라고 평가받기 위함은 아니었어요. 우리는 부총장님이 무대에 올라 희망적인 얘기를 하실 줄 알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우리도 당황했어요. 우리가 학교에 잘 보인다고 해서 한양대에 취업되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는 확성기 들고 총장님 오실 때 본관 앞에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납니다. 근데 또…한양대에서 취업시켜준다고 하면 고민해야 하나? 하하하…

등록금 운동에 대한 양 배움터의 차이
공공의 문제에 대해서 서울과 안산간의 서로 다름이 있는 것 같아요. 결코, 어디가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외관상으론 그렇지만, 반드시 보여 지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등록금 반대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학교를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보다는 학교 처장님들과의 지속적인 만남,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학생들에게 실리적인 부분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알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함을 인정합니다. 홍보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많이 소홀했던 것 같아요. 지금으로부터 시간을 한 달 전으로 돌리면 등록금 환불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다. 단순히, 학생총회의 성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서울 쪽도 지금 보니까 입장을 바꿨던데…환불은 어렵다고 판단했나 봐요.

서울 학생대표자만 참가했던 8차 등협위

정말 화가 많이 났습니다. 안산 학생대표자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등협위를 연다는 것에 상당히 불쾌했어요. 대안으로 다른 날짜를 제시했더니, 아무 답변 없이 지난달 30일에 갑자기 회의록이 왔더라고요. 지금까지 항상 등협위는 양 배움터의 동의를 얻어 진행돼왔습니다. 우리에게는 날짜 조정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였던 거죠.

안산 처장님들도 안 올라갔는데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위임장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학교에서는 우리를 ‘서울보다 너희가 편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가 봐요. 절차를 무시하고,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위임장까지 동원한 등협위가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 학생대표자도 전화 한통 하는 거 어려운 일 아닌데, 그 부분은 상당히 아쉽네요.

 

서울 총학생회와의 관계, “솔직히 사이 안 좋죠?”

양 배움터가 한 목소리를 내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서울과 안산 모두가 본관 항의 방문을 한다면, 아니면 학생총회를 동시에 개최한다면 학교에서 더 힘들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학교의 공동 문제라면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서울 학생대표자 쪽에서는 함께 간다는 생각을 별로 안하는 것 같아요. 저번에도 등록금 납부 연기 운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었는데… 손을 계속 내미는데 안 잡아주면 뻘쭘하지 않겠어요?

총여학생회의 존재 여부

개인적으로 총여가 있어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비대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정부가 있고 그 안에 여성부가 있듯이, 큰 틀은 총학생회라는 조직이 있고 작은 부서로서 존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우분들 같은 경우 소수자가 맞지만, 학교에서 여성은 소수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총학생회에 편입돼 총학생회가 더 큰 고민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궁극적으로 보면 총여는 발전적인 해체를 해야 한다고 봐요.

이럴 때 때려 치고 싶다! 이럴 때 보람 느낀다!

셔틀버스에서 어느 학생 분이 먼저 알아봐 주시고 인사해주시고 격려해주실 때 정말 보람 많이 느껴요. 학생총회 때도 많은 학생들이 ‘힘내세요’라고 해주셔서 정말 힘이 많이 났어요.

지금 저희가 있는 자리는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해요. 작년 선거 때 많은 학생들이 믿어주고 뽑아주셨기 때문에, 우리들의 의사로 결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시험기간에 학생들로 가득 찬 도서관에서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그런 기분을 많이 느껴요. ‘우리가 1년 뒤에 저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죠. 이미 2년 전부터 달려온 사람들인데… 현실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죠. 

부총학생회장 vs 총학생회장

작년 부총학생회장이 말하기를, 같이 고생해서 같은 일을 해도 ‘부’짜 붙었다고 학교에서 대우도 다르고, 섭섭한 부분이 많지 않냐고 묻는데, 별로 그런 걸 안 느껴요. 서로 사이가 소원하면 그런 걸 더 많이 느낄 텐데 그렇지 않으니까요. 체질상 인터뷰도 별로 안 좋아해요. 저는 사람 많은 데 나가서 얘기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총학생회장님은 그런 거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총학생회장 하면 차 뽑는다’라는 얘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긴 있어요(웃음). 하지만 이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업에서 스폰이 들어와도 모두 서울 쪽으로 들어가요. 양 배움터 모두 생각해서 지원을 해줘도 한양대로 들어오니까 모두 서울 쪽으로 가는 거죠. 단순히 학생 수에서도 차이가 나고, 네임밸류라는 것도 비교할 수 없이 상당한 차이가 나요. 이번에 축제에서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도 많이 힘들었어요.

며칠 전에 여자 친구가 지갑하고 가방을 사줬는데 이런 부분도 상당히 조심스러워요. 집에 있던 쿠폰을 주고 싸게 산 건데, 학생들에게 눈치가 보여요(웃음). 아…그리고 또, 총학생회장 당선되자마자 핸드폰을 바꿨는데, 그거도 좀 그랬어요. 장학금 탄 거로 산건데…

총장님 어때요

상당히 노련하세요. 이번에 면담하면서 느낀 건데, 직답을 안 하시더라고요. 인자하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긴 하지만 우리학교의 주인이 총장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리학교는 학생들과 총장과의 의사소통이 막혀 있어요.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창구가 없죠. 다른 학교는 게시판을 통해 총장과의 의사소통을 하는 학교도 있어요.

지금 총장님은 한양대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생각해요. 폐쇄적으로 이뤄진 이사도 바뀌어야 하고요. 고려대와 한양대와 동문 수는 비슷한데, 동문 회비를 비교하면 우리는 상대도 안 돼요. 멋있을 때 총장님이 물러나셔서 학교의 고문역할을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면 동문들도 학교를 더욱 사랑하고, 우리학교도 더 발전하지 않을까 합니다.

작년 당선 때와 달리 지금 느끼는 현실의 벽

작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게을러졌죠(웃음). 학생들 많이 만나고 그래야 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지금 포부는 올해가 끝날 때까지 학교에 잘못된 부분을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몰랐는데 총학생회장에 당선되고 나서 보니까 학교의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이 보여요.

한양대학보에 연재 형식으로 글을 쓰고 싶을 정도에요. 우리학교에서 새는 돈만 막아도 등록금, 충분히 동결될 수 있다고 봐요. 우리는 학생의 대표자지, 학교의 대표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충분히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분명 우리를 못 믿고 계시는 학생들이 계실 거예요. 우리가 뭐하는지도 모르고, 관심 없으신 분들도 물론 많이 있겠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뢰받는 총학생회. 지나 온 반년의 시간보다 보다 나은 반년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해야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은 물론이고요. 임기가 끝난 후 ‘이번 총학생회 잘했다’라는 얘기 들을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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