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 경각심 가질 필요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 경각심 가질 필요
  • 한대신문
  • 승인 2006.12.02
  • 호수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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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 이 사고로 열차는 완전히 불에 타 뼈대만 남았고, 중앙로역 천장과 벽에 설치된 환풍기, 철길 바깥쪽 지붕들도 모두 녹아내려 역 구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출근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타고 있어서 인명피해도 엄청나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 2006년 9월 8일에 발생한 서울 지하철 종각역에서 일산화탄소 누출사건,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상가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48명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2명은 중태에 빠졌었다.

이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자주 지하철을 이용하는 나로서는 서울지하철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 왔다. 현재 일선 지하철역에는 테러, 화재, 가스노출 등의 사고에 대비하여 방독면, 소화기를 비롯한 간단한 화생방기구들과 화재진압기구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지하철 내에도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방독면 보관함이 있는 지하철역을 확인해 보면 보관함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지하철역 내에 기구들이 비치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지하철내의 문제는 만약 화재가 발생한다면 순식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고 소화기의 위치를 찾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 내의 소화기를 꺼내기 위해선 창을 부숴야 한다. 화재나 가스누출 등의 사고가 갑자기 발생하면 시민들은 우왕좌왕하게 될 텐데,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인 방독면보관함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으며 지하철 내의 소화기를 꺼내기 힘들다면 이것들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촌각을 다투게 되는 다급한 상황에서 언제 지하철역무원에게 달려가 열쇠를 받고 보관함을 열어 시민들에게 나눠줄 것이며 언제 소화기를 꺼내기 위해 창을 부시고 할 것인가. 서울지하철관계당국은 평소에 방독면이 도난당할 것을 우려해서 잠가 놓는다고 하나 도난을 막을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하철내의 소화기를 바로 사용가능하도록 열어놔야 할 것이다. 우리가 겪었던 것처럼 사고라는 것은 언제나 불시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처럼 안전 불감증이 부른 대형 사고를 수없이 경험했다.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사고 원인을 찾고 나면 예외 없이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그때마다 우리사회의 안전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은 물론이다. 안전점검을 한다고, 법규를 강화한다고 늘 법석이었다.

하지만 안전을 부르짖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점검체계와 법규를 강화하겠다는 당국의 법석도 그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고 정작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불치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뿌리가 깊다. 치유가 쉽지 않은 만큼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처방이 따라야 한다. 사고가 터지면 반짝했다가 흐지부지되는 1회성 처방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의 안전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려는 시도는 그동안 없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부터 문제를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함을 강조한다.

김현<언정대·신방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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