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명소- 박목월 시비 뒤 벤치
한양의 명소- 박목월 시비 뒤 벤치
  • 김소희 수습기자
  • 승인 2006.11.25
  • 호수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나가던 발길 돌려 쉬어가세요


학생들 사이에서 138계단으로 통하는 한마당에서 인문대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다 보면, 우리학교 국문과 교수였던 시인 박목월을 기리는 시비가 보인다. 이 시비 뒤엔 계단을 자주 이용하는 이들에게도 눈에 띄기 힘들 정도의 작은 쉼터가 있다.

여기에는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공간, 솔로에게는 사색의 공간이 될 수 있는 벤치가 고즈넉하게 숨어있다. 이곳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이라면 비밀의 화원을 발견한 듯 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또 워낙 높은 곳에 있어 가까이는 한마당이, 멀리는 우리학교 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조망대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미지의 공간인 이곳에 애착을 두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지민<인문대·언어문학부 06>은 “사람도 별로 없고 전망도 좋아 계단을 오르다 지치면 쉬기도 하고, 근처를 지나다 별 이유 없이 앉았다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가을이 가기 전에 단풍이 물든 학교 안을 거닐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겨 보는 건 어떨지. 박목월 시인이 시상을 떠올리며 걸었을 장소를 지나게 되거나 예기치 못하게 운명의 상대와 마주치지는 않을까 기대하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