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퇴양난 메타버스
[칼럼] 진퇴양난 메타버스
  • 이해수<언론정보대학원 미디어문화산업전공> 교수
  • 승인 2024.03.18
  • 호수 1579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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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수<언론정보대학원 미디어문화산업전공> 교수

2021년, 메타버스(Metaverse)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은 키워드가 됐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당해 10월 관심도가 최대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으로의 급격한 전환 상황이 맞물리면서, 메타버스에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메타로 사명을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고,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일찍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출시해 메타버스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고, SKT의 이프랜드, KT의 지니버스등이 선두 자리를 뒤쫓고 있다. 한편,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의 경제적·제도적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2024년, 메타버스의 이용률은 과거 ‘장밋빛 전망’과 달리 저조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메타버스 이용률은 14.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대중적인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기술 수준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낮은데, 실제로 많은 이용자들이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잇는 실감 나는 경험을 기대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몰입감과 실재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또 이용자들이 기존 소셜미디어, 게임 이용 경험과 메타버스 이용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가상공간 안에서 즐길만한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메타버스 침체 국면의 주된 이유로 볼 수 있다.

물론 침체기에 빠진 메타버스의 부활을 위한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혁신의 선두 주자 애플이 2,300만 픽셀의 6K 초고해상도 기술을 지닌 MR(Mixed Reality)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메타버스가 다시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최근 산업 내 주목받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이 메타버스에 접목되어 가상공간 내 콘텐츠가 훨씬 빠르고 다양하게 생성되면, 콘텐츠 차별화 및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내 창작물에 대한 대금을 실제로 정산 받을 수 있는 C2E(Createto-Earn) 시스템, 버추얼 아이돌 산업의 성공 가능성 등도 메타버스의 구원투수로 꼽힌다.

메타버스가 진퇴양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과거 산업에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잊혀진 DMB, 3D TV 등과 유사한 전철을 밟게 될까? 결국 메타버스 2.0을 위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중요한 건 메타버스에 대해 이미 견고하게 형성되어버린 이용자들의 불만족 해소다. 과연 메타버스가 이용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해결하고 화려하게 부활할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용자들에게서 또다시 잊혀 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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