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2023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심사평]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23.12.04
  • 호수 1576
  • 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에는 모두 53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투고된 작품을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이들 시편이 저마다 학생 시절의 고유한 경험을 자산이자 부채로 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과 언어적 매무새에 심혈을 쏟은 시편이 호의적으로 읽혔고, 특별히 언어적 안정감과 청춘 특유의 활력을 결속한 시편, 앞으로 열정적으로 작품을 써갈 역동적 가능성을 보인 시편을 눈여겨보았다. 오랜 생각 끝에 하울링을 대상으로, 애프터세이브를 우수상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대상으로 뽑힌 하울링에는 삶의 순간순간에 찾아오는 고독과 울음의 장면들이 짙은 페이소스로 담겼다. 오랜 시간을 삭혀온 언어를 통해 매우 유니크한 내면적 혼돈과 활력을 이중적으로 교직하였다. 자신의 내면적 흐름을 밑거름으로 삼으면서도 그것을 유려한 호흡 속에 구성하는 만만찮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그것을 자신의 울음으로 비유하는 안목과 솜씨가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써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수상으로 뽑힌 애프터세이브는 반복과 점층의 호흡을 통해 사랑의 절절함과 필연적 사라짐 사이를 관찰한 작품이다. 그리고 시간의 관계가 호혜적으로 구성되고 확장되어가는 모습을 산뜻하게 그려냈다. 삶의 모순과 갈등 속에서 쓰라린 희망을 찾아나서는 가슴의 온도를 보여주었다. 좋은 관찰력과 그에 걸맞은 언어를 장착한 남다른 안목과 솜씨의 결실이었다.

자신만의 언어와 사유로 젊은 날의 번민과 사랑의 밀도를 추구해간 시편들이 많았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로 우뚝하리라 믿는다.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성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수상자들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그러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