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용한 에어비앤비, 사실은 불법 시설
당신이 이용한 에어비앤비, 사실은 불법 시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23.12.04
  • 호수 1576
  • 4면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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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 파티나 송년회를 위해 파티룸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취사·편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단 점에서 공유숙박을 빌린다. 그런데 이런 공유숙박 시설은 사실 불법 시설이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공유숙박이란 도심에서 주거시설의 일부를 손님에게 빌려주고 이용료를 받는 숙박 서비스업을 말한다. 일반 숙박업과는 다르게 공간대여 시설 내에 △공유 주방 △노래방 △루프탑 △보드게임 등 다양한 시설이 겸비돼있어 인기가 높아졌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숙박업소, 파티룸을 예약하는 것이 공유숙박의 예이다.

공유숙박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원하는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어 기념일 파티나 여행 시 단기숙박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 클라우드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연말 모임 장소로 공간대여 시설을 선호하는 답변의 비율이 지난 2021년 23.2%에서 일 년 만에 47.1%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정남호<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은 “최근 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소비자들이 개인의 필요 목적에 따라 숙박업소를 고르고 있다”며 “호텔에 비해 저렴하고, 넓은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유숙박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망을 피해가는 공유숙박
하지만 내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공유숙박은 사실 불법이다. 공유숙박은 지난 2011년부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외국인에게 한국 가정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유숙박이 도심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며,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거 시설에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라 내국인들이 사용하며 기존의 취지와 다르게 이용되는 것이다.

이런 불법 공유숙박은 숙박업처럼 위생이나 안전 부문에서 규제받지 않는다. 공유숙박업소는 안전관리를 위한 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진우<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공유숙박은 사업자 등록이나 영업 신고가 제대로 안 된 경우가 많다”며 “범죄, 안전 문제가 생길 경우에 알 방법도 없어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유숙박 이용 중에 사고나 범죄가 일어나더라도 피해자는 구제받기 어렵다. 법률의 부재로 인해 △금전적인 문제 △소방안전 △위생문제 등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 보상이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없단 것이다. 윤재효<한국호텔업협회 경영지원팀> 차장은 “정식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한국소비자원이나 행정기관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지만, 불법 숙박업소를 이용하다 문제가 생긴다면 기관의 도움없이 혼자 해결할 수 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관광진흥법」
하지만 불법 공유숙박업소는 규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내국인들이 불법으로 공유숙박을 이용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불법 공유숙박업자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벌금이 수입에 비해 크지 않고 단속도 잘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운영하는 업소가 대다수다. 김 사무총장은 “단속이 나와도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수 없다”며 “불법 공유숙박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으면 처벌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숙박 트렌드는 과거와 현저히 달라졌지만, 법은 이런 변화의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공유숙박의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이를 규제할 법은 존재하지 않아 과거에 제정된 관광진흥법을 사용해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원석<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공유숙박은 관광인프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과거에 제정된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과 맞지 않는 관광진흥법으로 인해 법의 규제망을 피해간 채 내국인들에게 공공연히 사용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관광진흥법」이 개정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낡고 느슨한 규제가 현 상황을 조장했다며 관련 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 교수는 “이런 낡은 숙박업법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실태 조사를 통해 내국인도 허용하고 현 관광 상황을 담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유숙박의 수요는 높아지지만, 사람들은 공유숙박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공유숙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불법 숙박업소를 단속할 법안이 부실한 상황에서 허가 숙박업소를 배려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려면 더 나은 공유숙박을 위한 법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움: 김진우<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
서원석<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윤재효<한국호텔업협회 경영지원팀> 차장
정남호<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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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2023-12-06 14:45:32
이거 보고 바로 파티룸 예약 취소했습니다
범법자가 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기사는 파티룸 예약금 관련 환불 규정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강은영 2023-12-04 14:51:52
정말 멋진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