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운 청춘 한양인들에게
[칼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운 청춘 한양인들에게
  • 이상석<경영대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23.12.04
  • 호수 1576
  • 11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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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석<경영대 경영학부> 교수

코로나로 한창 모두가 정신이 없던 시기, 한양의 학생들과 비대면으로 처음 만났고 어느덧 3년의 시간의 흘렀다. 군 제대 후 새롭게 지어진 경영관을 둥지 삼아 미래를 준비했던 내가, 약 15년의 시간이 지나 이곳에서 후배이자 제자인 학생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현재는 사업체도 운영하고 정부산하 국책 연구기관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하는 등 겉보기에 멀쩡한(?) 사회생활을 영위 중이지만 학생 신분일 때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존재였다. 정신적으로 크게 의지했던 아버지를 비교적 어린 나이에 떠나보내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인의 삶보다는 우여곡절이 많은 사업가의 길을 택했고, 방송·강연 등 프리랜서의 삶도 걷다 보니 매일이 가시밭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옳았고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세월이 흘러 경영대학에서 마주한 학생들은 당시의 나처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고학년 대상 수업을 담당하다 보니 이메일과 대면 상담 등을 통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적 어려움과 진로 선택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앞둔 한양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하고픈 말을 정리한다. 첫째, 훌륭한 조직에 속해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한양대학 학생이라면 소속을 불문하고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곳곳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선배들을 믿으면 된다. 둘째, 자신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지피지기’의 과정이 없다면 결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스펙도 중요하지만 내 삶의 중심인 ‘나’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경험과 선택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라떼’도 이런 학생들은 많았다. 천편일률적인 스펙과 커리어에서 벗어나 자신의 색을 찾는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지금까지 어쨌든 앞으로가 중요하다. 졸업을 앞두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큰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이들에게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기에 절대 늦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같은 상황에 있던 나의 선·후배들이 지금은 누구보다 멋진 커리어로 걸어가고 있다. 긴 인생에서 대학 시절 몇 년간의 시행착오는 큰 도화지 구석에 살짝 묻은 물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덧칠하면 된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바라봤으면 한다. 넷째,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에너지로 삼았으면 한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을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로 은유하였듯,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의 과정은 아주 당연히도 실패를 동반한다. 중요한 건 실패를 대하는 태도다. 아프지만 소주 한잔 먹고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마인드 세팅이 필요하다. 실패로부터 얼마나 빨리 회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느냐. 즉, 회복탄력성을 갖출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며 지금부터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으니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열심히 달리고 있는 환경에서 잠시라도 쉬면 뒤처지고, 같은 속도로 달려도 제자리처럼 느껴지는 것이 일상이다. 가끔은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 충분히 쉬고, 천천히 달리며 더 멀리 갈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학생들이여, 힘을 내자! 여러분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해왔고,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 할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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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훈 2023-12-07 09:35:31
이상석 교수님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번 학기 후배이자 제자로서, 교수님을 뵙게 되어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