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글의 가치
[독자위원회] 글의 가치
  • 김노을<공대 건설환경공학과 21> 씨
  • 승인 2023.11.20
  • 호수 1575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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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신 영상으로 세상을 배우고, 글자 대신 소리를 읽는 세상에서 길게 쓰인 글은 참으로 따분해 보이기 그지없다. 나 또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듣고, 누군가의 감정이 들어간 글을 읽으며 왜곡되고 뒤엉킨 소문들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곤 했었다. 그렇게 믿은 학교에 대한 소식들은 충분히 자극적이고 명료했으며, 그것들이 그저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편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한대신문을 읽으면서, 글을 작성하고 읽는 것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단 생각을 했다.

먼저, 글은 예로부터 사실을 표현하기에 적절하고 편리한 도구였다. 정보전달의 목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논리가 다른 도구들보다 많이 담긴다. 이러한 글은 작성자에 의해 정교하고 정밀하게 쓰이고, 검토되며, 다듬어진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글에는 주관적인 요소들이 많이 배제되며, 최종적으로는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한대신문에는 이 가치가 잘 들어있단 생각이 들었다.

먼저, 1면에서 최근 가장 이슈가 됐던 내용을 자세히 다루며 자칫 사실 이상의 소문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잘 다뤄줬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독단적 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쓰인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학생들의 평가보단 행동으로 발생한 결과를 집중적으로 기재하면서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넘기는 것이 기사로서의 알맞은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2면의 학복위 기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부당함을 호소하는 원인과 과정, 결과가 객관적으로 담겨 있어서 주제에 대해 독자가 읽으면서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3면에선 20대 초중반의 대중적인 주제가 담겨 있어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미디어에서 전해지는 20대의 경제관념 부족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고, 소액대출이 반복됐을 때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충분히 일깨워줄 수 있는 글이었다. 5면에선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는 주제를 다뤄서 신선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평소 마약이란 주제는 연예 기사에서만 접해왔으므로, 청년 마약이 그토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이 기사에선 현재 청년 마약에 대한 상황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일러주면서 객관적 정보와 기자의 주장이 적절하게 섞인 기사였다.

6면에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신문에 하나의 공감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독자와 신문의 거리가 한 뼘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주제가 너무 어렵거나 학교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정말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라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글이었다. 7면 또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 모두가 겪고 있는 공통된 상황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6면의 기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그널’이라는 퀴즈를 보면서 한번 훑고 지나갔던 기사들을 다시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지루해 보이던 글이 조금은 흥미롭게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신문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좀 더 눈으로 보기에 활기차게 만들면 더욱 생기가 도는 신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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