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속 하나부터 열까지, HUHS
컴퓨터 속 하나부터 열까지, HUHS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11.13
  • 호수 1574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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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서울캠퍼스의 중앙동아리 HUHS'는 1982년부터 이어져 온 컴퓨터 연구 동아리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강조되고 대중화되는 현 시점에서,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해 스터디를 진행하는 학술 동아리 HUHS는 전공과 무관하게 많은 학생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생초보 입문자도 컴퓨터와 친해지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환영하는 동아리 HUHS는 보기보다 잘 놀고, 잘하고, 잘 아는 동아리다. 깊은 역사와 전통으로 무한 발전 중인 동아리 HUHS의 회장 이창준 <공대 기계공학부 20> 씨와 부회장 이병유 <공대 미래자동차공학과 18> 씨, 부원 강준우 <공대 융합전자공학부 18> 씨와 임민지 <생활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20> 씨, 그리고 최수아 <생활대 식품영양학과 20> 씨를 만났다.

| 휴즈가 말하는 HUHS

HUHS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창준: HUHS는 ‘Hanyang University Hardware and Software’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저희는 ‘휴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종종 저희가 프로그래밍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저희 활동은 한 쪽에만 치우쳐 있지 않아요. 웹/앱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학술 동아리입니다.
준우: 도스(DOS)*가 처음 보급되던 시기인 1982년에 창립된 역사 깊은 동아리입니다. 당시 선배님들이 모여 고작 컴퓨터 한 대로 컴퓨터 관련 연구를 하던 것이 동아리 창설의 시작이에요.

동아리의 역사가 깊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창준: HAS라는 동문회 커뮤니티가 있어요. 이를 통해 선배님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조언도 많이 얻고 있습니다. 인턴 기회들도 자주 올라와서 컴퓨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병유: 올해 HUHS가 창립 41년째인데, 선배님들이 꼭 컴퓨터 분야에만 계신 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계시거든요. 동아리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나이대가 다양하신 선배님들을 통해 인맥도 넓힐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최근에 진로 선택에 있어서 동아리 출신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한 적도 있고요. 다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일반적으로 혼자 하는 경우가 많은 컴퓨터를 같이 배울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
수아: 저희는 동아리 채팅방이 굉장히 활성화돼 있어요. 이곳에선 취업 플랫폼만큼이나 인턴 공고가 자주 올라오죠. 그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나 공모전 모집 글도 굉장히 자주 오가서 혼자선 알기 힘든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요. 현재 활동 중인 부원부터 졸업하신 선배님까지, 동아리 구성원끼리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서 가능한 일이에요.
병유: 동아리에서 조언을 구할 만한 사람들도 많아요. 혼자 공부를 하려다 보면 컴퓨터 관련 학과가 아닌 이상 관련 지식을 물어볼 만한 데가 없잖아요. HUHS 채팅방에 물어보면, 다들 적극적으로 알려줍니다. 예전엔 제가 앱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데, 한참 높으신 선배님께서 장기간 가르쳐주셔서 잘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왕초보부터 컴퓨터 고수까지

HUHS의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병유: 우선 동아리 이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들어가 있는 만큼, 각자 연구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스터디를 꾸리며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두이노(Arduino) 같은 IDE*도 스터디를 꾸려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했는데, 요즘은 다른 웹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AI △C언어 △자바(JAVA) △파이썬(Python) 위주로 스터디를 꾸려나가면서 연구합니다.
준우: 원래는 단일 형태의 스터디만 진행했는데, 코로나19가 닥치면서 비대면으로 활동하다 보니 새로운 운영 방식이 필요해졌어요. 비대면이긴 하지만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 같이 탐구해 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스터디 형태가 다양해졌습니다. △공모전형 스터디 △멘토 한 명이 멘티 여럿을 가르치는 강의형 스터디 △상호 간 팀 티칭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돼요. 한편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왕초보 파이썬’, ‘왕초보 C언어’도 개최하고, 웹디자인 스터디들도 열려있어 컴퓨터 전반에 관련된 주제들을 다양하게 다루는 활동을 합니다.
창준: 한편, 세미나는 빠르고 변칙적인 요즘의 최신 IT 경향을 알려주는 정기 콘텐츠에요. 동아리 내 기술부에서 IT 트렌드 주제를 탐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원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예컨대 작년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발표하거나 갤럭시 GOS 이슈에 대해 탐구했고, 최근에는 ChatGPT, 애플페이 등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HUHS의 정기 활동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비전공자도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창준: 총 40개 학과가 가입해 있고, 동아리 특성상 공과대학 사람들도 많지만, 경영학부와 같은 문과 계열 부원분들도 상당 비율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아: 비전공자의 경우에도 활동이 어려울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비전공자인데,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다 따라갈 수 있도록 쉽고 간편하게 강연을 준비해 가르쳐준 덕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다 공부를 하게 되잖아요. 비전공인데 열심히 공부해 와서 잘 따라오는 분들도 많고, 오히려 전공인데 관심이 없어서 버거워 하는  분들도 있어요. 
민지: 저는 C언어와 게임 개발에 관심을 두고 가입했어요. 비전공자였지만, HUHS의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개발 해커톤에 나갈 정도로 성장했죠. 동아리 내에서 아이디어톤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요, 앱이나 웹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업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식의 경진대회를 열었어요. 그 외에도 연말 우수 스터디 선정을 통해서 성과를 발표하거나 내부 공모전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어 비전공자도 금방 실전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학술’만 하는 동아리는 아니라던데, 친목을 위해 어떤 활동을 진행하는가?
창준: 신입 부원이 들어오면 기존 부원과 친해질 기회를 위해 ‘휴즈 미션’을 진행합니다. 자발적으로 찾아와 친해지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신입 부원은 필수 참석이에요. 기존 부원과 팀을 구성해 간단한 친목 활동으로 미션을 해결해나가죠. 사자상 가서 단체 사진 찍기, 동아리방에서 배달시켜 먹기 같은 학교 안의 활동이 있고 가끔은 한강에서 피크닉 하기 같은 외부 활동도 있습니다.
수아: 우리 동아리가 학술 동아리란 이름 때문에 딱딱한 분위기로 느껴지지 않도록 친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어요. 동아리 규모가 크다 보니 소모임도 매우 많아요. 컴퓨터와 무관한 사진이나 독서 토론, 보드게임 소모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려 매번 높은 참여율을 자랑하죠. 저도 너무 재밌어서 거의 다 참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병유: 모든 동아리가 그렇겠지만, 저희도 부원들의 친목 활동을 위해 고민과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MT도 계절별로 가고요. 한편 매년 열리는 창립제에선 선배님들과 모여 휴즈나 한양대에 관한 퀴즈 같은 활동도 합니다. 사실 처음엔 동아리에서 높은 기수의 선배님들이랑 교류하는 걸 꺼려했어요. 그런데 한 번 창립제에 참석해 보니 졸업한 지 한참 됐는데도 여전히 동아리를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HUHS에 대한 애정이 커지더라고요. 선배님들과의 교류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HUHS가 내게 준 것

동아리 활동이 컴퓨터 실력 향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준우: 1학년 때 동아리에 들어와서 C언어를 처음 배웠는데요. 프로그래밍에 대한 감이 생기다 보니 계속해서 파이썬이나 인공지능 같은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넓혀나갈 수 있었어요. 어느덧 제가 지금 하는 졸업 작품에서도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HUHS에서 배운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수아: 어도비 스터디를 들은 적이 있는데, 포토샵이랑 프리미어를 배우고 나니까 다른 편집 프로그램들이 다 비슷하더라고요. 단축키도 비슷해서 정말 좋았어요. 또 파이썬을 배워놓으면 소소하게 활용할 수도 있어요. 수학 과외 준비할 때, 한글 프로그램으로 함수를 적으려면 하나하나 눌러야 하는데, 파이썬 프로그램 이용하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서 요긴하죠.
 

                                                ▲HUHS의 정기 활동 스터디 회의를 하고 있다.


동아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병유: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폼생폼사라고 하곤 해요. ‘잘 놀고 잘하고 잘 아는 동아리’란 정체성은 한 부원이 정해놓은 건데요. 처음에 동아리의 취지에 대해 고민했을 때, 누구든 학술적으로 얻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소통도 하고 모두와 친해질 기회의 장을 만들면 좋겠단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잘 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잘 놀고, 잘한다’는 말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 한양 PRIDE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창준: 우선 가까운 시일 내에 창립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또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스터디들도 기말고사 기간 전까지 마무리가 될 예정이고, 스터디가 끝난 후에도 서로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추가로 해커톤이나 번개 모임을 추진하면서 활동을 확장할 계획도 있어요.

HUHS를 어떤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준우: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컴퓨터 실력을 확실하게 쌓고 싶어 하는 경우 △프로그래밍 숙련자 중 관련 인맥을 쌓고 싶은 경우 △학술적인 목적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분들이죠. 동아리에 들어온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세 부류 모두 적응을 잘 해내곤 합니다. 그래서 이 중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학생이 있다면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창준: 저희가 꼭 컴퓨터 관련 학과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학과에서 다양한 학우분들이 계시잖아요. 다들 노는 것도,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저희와 함께 자신의 인생을 자신만의 코드로 프로그래밍 해나갈 의향이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DOS: Disk Oriented System의 약자로, 디스크에 기반한 운영 체제이다.
*IDE:  Inter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통합개발환경 인터페이스이다.

사진 제공: HU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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