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내 사라진 현수막, 학생들의 우려 딛고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서울캠 내 사라진 현수막, 학생들의 우려 딛고 자리 잡을 수 있을까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3.10.30
  • 호수 157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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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캠 내 실외 현수막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다.
▲ 서울캠 내 실외 현수막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서울캠퍼스에선 ‘현수막 없는 캠퍼스’ 2단계 정책이 시행됐다. 해당 정책은 현수막을 비롯한 시각 공해와 폐기물을 야기하는 모든 부착·설치물을 제한하고, 발견 즉시 철거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선 교내 행사 홍보 및 정보 전달 역할을 한 현수막 게시 공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현수막 없는 캠퍼스 정책은 캠퍼스 내 미관 유지와 교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현수막 설치의 단계적 개선을 예고했다. 적용 대상은 △목재 안내판 △실외 현수막 △배너류 △포스터류 등 모든 실외 설치물이다. 관재팀 직원 A씨는 “ESG 정책 기조에 따른 환경개선과 캠퍼스 내 안전을 목적으로 정책이 수립됐다”며 “외부인 및 일부 학내 구성원들의 무분별한 현수막 게시로 발생한 △미관 저해 △민원 갈등 △법률 위반 △폐기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현수막 없는 캠퍼스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총 3단계로 나뉘어, 실외 현수막 설치에 대한 규제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선 현수막 없는 캠퍼스 1단계 정책이 시행됐던 지난해 3월엔 △대운동장 주변 △수목 사이 △휴게시설 주변 외벽 등 총 네 곳이 현수막 설치 불가 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이번 2단계 정책 시행으로 인해 지난 9월 1일부터 △노천극장 △애지문 △한양플라자 △행원파크 등 10곳이 실외 설치 불가 지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추후 내년 9월부터는 현수막 없는 캠퍼스 3단계 정책이 시행돼 실외 현수막 설치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또한 현수막 게시를 허용하는 예외 규정도 마련됐다. 우선 건물 내에서 행사가 진행될 경우, 당일 설치 및 철거를 원칙으로 각 건물 주 출입구 캐노피 상단에만 현수막 설치가 허용된다. 졸업과 입학 등 대표 행사와 관련된 경우엔 한정된 기간 동안 자유 게시가 허용될 예정이다. A씨는 “관재팀에선 구체적인 사안에 따른 대응 절차를 마련해 유연하게 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당일 설치 및 철거 원칙을 준수하고 관리자가 바로 옆에 위치하는 임시 설치물은 관련 부서들의 허가요청 공문이 올 경우 검토하여 결과를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정책으로 학생들의 발언대 축소와 홍보 수단 감소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김지예<사회대 관광학부 20> 씨는 “학내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게시판도 부족한데, 현수막마저 제한된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교내 행사 및 각종 단체 홍보의 장이 사라질 수 있단 점도 지적됐다. 이경주<사범대 교육학과 21> 씨는 “평소 교내 행사들과 다양한 학생 단체의 모집을 현수막으로 알게 됐는데 교내 현수막이 사라진다면 그 역할을 어떻게 대체할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 및 현장 상황을 반영하여 캠퍼스를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씨는 “실외 설치물이 제한됨에 따라 학내 구성원들이 홈페이지나 미디어보드 등 교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홍보 및 정보 교환을 해 나가길 바란다”며 “현수막 없는 캠퍼스 정책을 통해 우리 학교가 환경 문제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현수막 없는 캠퍼스 정책의 시행이 깨끗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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