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회계 논란, 사범대 학생회 결산안 임의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연이은 회계 논란, 사범대 학생회 결산안 임의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 김정원 기자
  • 승인 2023.10.30
  • 호수 15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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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캠퍼스 사범대 학생회의 1학기 회계 조작 정황이 발각됐다. 사범대 소속 회계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가 학생회의 1학기 결산안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단과대 축제 ‘여명제’의 회계 처리에 의도적인 조작이 있었단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사범대 학생회는 해당 책임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사범대 학생회의 결산안 조작은 지난 학기 여명제의 일일 호프 사업 당시 출입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주점에 출입한 비사범대 학생들의 입장료를 받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결산안에서도 지출 금액과 실제 수입 사이의 오차가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감사위가 학생회 측에 결산안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새롭게 제출 받은 자료에선 학생회가 결산안 상의 숫자를 맞추기 위해 일부 항목의 수량을 임의로 조작한 정황이 적발됐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5만 원가량의 회계 누락 금액도 발생한 것이다. 

이에 감사위는 회계 담당자들에 대한 △누락 금액 배상 △책임자와 담당자의 온·오프라인 사과문 게시 △감사위에 2학기 사업에 대한 보고 및 인준 의무 부과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 사범대 감사위원장 이종기<사범대 수학교육과 22> 씨는 “회계상의 오류에 학생회 측으로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수정된 자료에서 의도적인 조작이 행해졌음을 발견했다”며 “이에 회계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 이번에 논란이 된 사범대 건물의 모습이다.
▲ 이번에 논란이 된 사범대 건물의 모습이다.

사범대 학생회는 ‘경위 및 사과문’을 통해 해당 문제에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명제의 회계 결산을 담당한 사무국 차장 이어진<사범대 수학교육과 23> 씨는 “결산안 작성 당시 증빙 자료가 미흡한 탓에 일부 항목의 수량을 실제 수입금에 맞춰 임의로 기재했다”며 “사적인 이익을 위한 일은 아니었지만, 학우분들의 신뢰를 떨어트린 행위에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사범대 정학생회장 황시현<사범대 영어교육과 21> 씨도 “회계의 최종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회계 감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결산 조작이 사범대 학생회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는 행위라 비판했다. 김현호<사범대 응용미술교육과 20> 씨는 “단과대 축제의 예산 사용은 규모가 큰 만큼 여타 행사들보다도 더욱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 및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 A씨도 “결산안 조작이 일일 호프 사업의 미흡한 진행에서 비롯된 것 같아 아쉽다”며 “조금 더 신중한 태도로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학생 사회의 회계 논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엔 예체대 학생회의 회계 부실 및 배임 의혹으로 인해 감사위 소집이 이뤄졌고(본지 1558호 01면), 관광학부에서도 인준받지 않은 학생회비가 사용돼 지적받기도 했다(본지 1559호 03면). 심지어 지난 9월엔 전 총학생회의 회계 및 예산 편성 부실 의혹으로 중앙감사위원회가 소집되기도 한 바 있다(본지 1571호 01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학생 기구의 잇따른 회계 논란에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이재운<공대 자원환경공학과 15> 씨는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에서 단과대나 학과 학생회 등에 대한 회계 감사 권한이 미흡해 제대로 된 견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감사기구를 따로 마련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 사회의 연이은 회계 의혹에 투명한 집행 및 결산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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