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투명함과 다채로움이 주는 무게
[독자위원회] 투명함과 다채로움이 주는 무게
  • 한민아<국문대 영미언어문화학과 21> 씨
  • 승인 2023.10.09
  • 호수 1572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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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볼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면, 글을 읽을 땐 첫 장이 중요하다. 첫 페이지에 따라 글을 읽는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전반적인 글에 대한 평가를 좌우한다.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에도 작가의 말을 읽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대신문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투명함’이었다. 그 투명함만이 줄 수 있는 진실함의 무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면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장애 학생 고려 없는 양캠 시설’이라는 헤드라인이었다. 모두가 읽는 신문에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동시에 진실에 대한 가감 없는 기사를 게재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학교 입장에선 숨기고 싶은 부분일 수 있을 텐데,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는 기자가 가져야 할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좋지 않은 여론을 형성할까 싶어 좋은 것만을 실제보다 과장해 드러내는 경우도 있는데, 한대신문은 그러지 않았다.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 어떤 사건이라도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한대신문이, 그리고 한대신문의 기자가 가진 가장 큰 힘이란 생각이 든다.

투명함은 신뢰로 이어진다. 어떠한 사건이든 공개한단 점이 독자들에게 신문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것이다. 필자 역시도 긍정적인 부분보다도 부정적인, 공개되기 꺼려지는 부분들을 학내보도 면에 실었단 것 자체로 충분히 신문과 신문사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투명함이 주는 진실함의 무게를 믿게 되었다. 기자 입장에선 개선될 점을 언급함으로써 더 나은 학교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실은 것이 아닐지 싶다.

학내보도 면에서 투명함을 보여주었다면, 잇따르는 문화, 기획 면에선 다채로움을 보여줬다. 자칫하면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신문에 색감을 더하고 폰트를 달리한 것이다. 신문이라 하면 지식과 정보를 얻는 매체로서 읽어야 한단 의무감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한대신문은 뒷장으로 갈수록 흥미를 끈다는 강점이 있다. 진지함의 무게를 줄이고 이야깃거리를 더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고 생각한다. 정보를 흡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닌, 독자들에게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단 점에서 큰 매력이 있다고 본다.  어떤 글은 읽고 나면 ‘그랬구나’에서 끝나게 된다. ‘아, 필자는 이러한 말을 하고 싶었구나.’하고 말이다.

이러한 끝맺음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글은, 읽고 나서 무언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 한 켠을 울리는 찡한 순간이 있다거나, 그 주제와 관련된 나의 이야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은 글이라고 판단한다. 한대신문의 문화 면, 기획 면이 그렇다. 금주의 문화 테마를 하나 꼽으면서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누군가에게는 관계에 대해 재정의 내리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하나의 글을 읽고 연장선을 만들어 주는 것, 이 또한 기자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자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투명함이 주는 진실함의 무게와 다채로움이 주는 가벼움의 무게가 공존함은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한대신문만의 무기라고 본다. 투명함과 다채로움의 사이를 넘나들며 빛을 내줄 기자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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