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을 뒤흔든 청년 창업가의 성공 비결은
패러다임을 뒤흔든 청년 창업가의 성공 비결은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8.28
  • 호수 156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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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공대 기계공학부 14> 동문은 차세대 기술 개발 시장인 스마트팜 벤처기업 ㈜어밸브의 청년 CEO다. 그는 친구와 함께 학생 창업으로 시작해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둔 차별화 전략으로 4년 만에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이 동문은 지난 5월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거침없이 성장 중인 CEO 이원준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작은 맨 땅에 헤딩부터
이 동문은 유년 시절을 △뉴질랜드 △중국 △호주에서 보내며 언어 능력을 키우고, 일찍이 다양한 사람들과 넓은 사회를 만날 수 있었다. 여러 나라를 오가던 시절에도 어려움은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장난기 많고 활발한 성격이에요. 붙임성이 좋은 편이었죠.” 국제학교에서 고등 과정을 보낸 그는 입시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국내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본교 입학 후에도 특유의 활발한 성격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 이 동문은 “성격상 요일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했어요. 학생회와 여러 개의 동아리 활동은 학교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라며 본교에서의 추억을 회상했다.

사업가셨던 아버지의 영향과 더불어 지인들도 창업의 길을 걸었기에 으레 창업을 고려하게 됐다는 이 동문. 그가 창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군대 전역 직후다. “특히 군 복무 기간 중 지금은 대기업이 된 기업들이 스타트업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것을 보며 창업에 대한 확신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시작한 학생 창업은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조사도 없이 시작한 첫 창업은 마감 할인 앱이었다. “개발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영업의 미비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어요. 창업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이 다가 아니란 걸 깨닫는 기회가 됐죠.”

실패를 거듭하던 이 동문은 본교의 마이크로 전공인 창업융합전공을 공부하며 사업에서 기술적인 부분에만 집중했던 부족함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전공 수업에서 정해진 아이템에 대해 100명씩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100명의 피드백을 받으면 고칠 점이 보이죠.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한 뒤 다시 인터뷰해야 하는데, 이때 호평이 아닌 혹평에 초점을 둡니다. “No” 한 사람들의 얘기를 제일 많이 들어봐야 하는 게 사업이니까요.”

한편 기계공학부에서 쌓은 기술에 대한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개발 가능성, 초기 비용, 개발 요소 등 실질적인 사업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는 지식이에요. 예컨대 AI 카메라 사업에선 ‘사진을 이렇게 찍어서 이렇게 학습시키면 AI가 이런 걸 인식하겠구나’하는 기술적 감각이죠.” 융합의 시대, 그는 어떤 전공이든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이 창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창업에서 전공의 제약은 더욱 줄어들 겁니다. 다만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실현시킬지 구상하는 능력은 앞으로도 중요하겠죠.”

▲ 지난해 열린 FLY ASIA 창업엑스포에서 이 동문이 파이널 IR피칭 무대에 올랐다.
▲ 지난해 열린 FLY ASIA 창업엑스포에서 이 동문이 파이널 IR피칭 무대에 올랐다.

혁신의 목표를 향한 당찬 발걸음
여러 번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에 공동 설립한 어밸브는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어밸브는 1차 산업인 농업과 4차 산업을 연결하는 스마트팜 기업으로, AI 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프트웨어 시스템 강화로 농업의 자동화를 주도했다. 이들의 AI 솔루션 개발은 하드웨어 위주였던 스마트팜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파급력에 따른 고속 성장은 이내 해외 진출로까지 확장됐다. 해외 사업 담당 대표로 활동 중인 이 동문은 “국내 식물 공장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해외에는 분명 열려있는 곳들이 있다는 확신에 해외 진출을 결심했어요.”라 전했다. 지난해 베트남을 시작으로 태국까지 섭렵한 어밸브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사우디까지 진출 계획 중에 있다.

켜켜이 쌓아온 창업 경험에 그는 확신에 찬 눈빛을 보였다. “제 장점은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는 거예요. ‘아쉽다. 다음엔 뭐하지?’란 생각으로 오히려 팀원들한테 빨리 다시 일어나서 다음 시도를 하자며 격려하는 편이죠.” 당찬 성격으로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창업을 이어온 이 동문은 아이템을 보는 안목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시작점도 달라졌다며, “저를 따르는 사람도, 뭔가를 시작하려 할 때 제 사업에 관심 가지는 사람도 많아졌죠. 창업에서 신뢰는 투자 유치에 굉장히 중요하거든요.”라 답했다. 경험의 축적이 이번 사업의 시작을 차별화했단 것이다.

어밸브 창업 이전까진 개인 사업을 이어온 이 동문은 공동창업의 장단점을 확실히 꿰뚫고 있었다. “공동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할의 확실한 분담입니다. 같은 미션에도 각자의 의사결정과 판단은 다르기에 재주가 겹치면 의견 충돌이 발생하거든요. 이 문제로 무너지는 회사들이 많아요.” 그럼에도 이 동문은 공동 창업을 통해 100% 이상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저는 거시적인 걸 보고 디테일은 잘 못 챙기지만, 공동 대표는 그 부분을 채워줘요. 또 저는 외부 활동이 많기에 회사 내부에서 직원들의 중심이 되어줄 사람과 궁합이 잘 맞아요. 이처럼 공동 대표는 무조건 역할이 달라야 하고 각자 잘하는 게 있어야 합니다. 어밸브도 공동창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어요.”

한편, 그의 지치지 않는 창업 정신의 또 다른 원천은 사람이다. “저는 네트워킹을 좋아해요. 국내 사업 시장은 특정 궤도마다 동년배 창업가들끼리 네트워킹이 있는데, 거기서 마음 맞는 창업가들을 많이 만났죠.” 사업의 흥망성쇠가 곳곳에서 일어나니 서로 축하와 위로, 재건과 조력 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그는 “국내 스마트 스타트업 네트워킹의 상당수가 한양대학교 출신 학생 창업가라 서로 의지하고 돕는 과정에서 힘을 많이 얻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포브스 선정’, 농담이 현실이 될 때
언론 역시 어밸브의 성장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이 동문은 ‘포브스 선정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됐다. 산업 분야에선 유일한 한국인 수상이다. “처음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해외에서 활동할 때 큰 영향력을 가지더라고요. 저를 모르는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도 포브스는 아니까 ‘포브스 선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저를 바라보는 신뢰감이 크게 오릅니다. 저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좋은 프레임으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뿌듯해요.”

그가 지향하는 사업 모델은 여전히 혁신이다. 그에게 어밸브는 첫 성공창업이지만 마지막 사업은 아니다. “어밸브는 고유의 강점인 스마트팜 자동화를 통해 누구든어디서나 고부가 가치 농업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단 미션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훗날 다른 사업에 도전하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 그에겐 사회 속 하나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겠단 꿈이 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가 머무는 단계에서 그다음 단계로 도약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무모한 모험의 가치는 무한하다
본교 CEO 지망생들에게 해줄 조언을 구하자 이 동문은 고민 없이 입을 뗐다. “남들 말 듣지 말고, 남들이 안 된다는 것도 일단 해보는 게 매우 중요해요. 잘 되냐 마냐를 떠나 시도만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기에, 그렇게 축적한 경험들이 모여 어느새 본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겁니다.”

학생 창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벤처기업 CEO로 자리매김 중인 그는 여전히 목표를 향한 성장에 목말라 있다. 본인을 ‘연쇄 창업자’라고 소개하는 이 동문. 세상 곳곳을 혁신하고 싶단 그는 어쩌면 대담한 모험가다. 앞으로도 사회 변혁을 이끌 그의 성공적인 창업의 여정을 응원한다.


사진제공: 이원준<어밸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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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재 2023-09-25 19:59:38
이야 대표님이 잘생기셨네요! 능력도 좋으시고 ~! 기계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