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대원들 대학 기숙사 입소, 사후 처리는 진행 중
‘잼버리’ 대원들 대학 기숙사 입소, 사후 처리는 진행 중
  • 강나은 기자
  • 승인 2023.08.28
  • 호수 156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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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 대원들이 태풍을 피해 전국으로 흩어져 대학 기숙사와 교육시설에 입소했다. 하지만 입소 사실이 당일에서야 대학에 통보되며 현장에선 혼란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재학생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모든 잼버리 일정이 종료된 현 시점에서 잼버리 사후 대처에 해당하는 금액 청구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잼버리에 참여한 대원 156개국 3만7천여 명은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지난 8일부터 전국의 대학 기숙사와 교육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각 지자체는 정부 요청에 따라 방학 중 비어 있는 대학교 기숙사를 중심으로 숙소를 선정했으며, △고려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양대를 포함한 대학 기숙사에 대원들이 입소했다.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 제2학생생활관(이하 2생)에도 120여 명의 스위스 대원들이 방문했으며, ERICA캠퍼스 창의관엔 36명의 △모잠비크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키르기스스탄 대원 24명이 거주했다. 

▲ 지난 8일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캠 2생을 방문한 모습이다.
▲ 지난 8일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캠 2생을 방문한 모습이다.

그러나 잼버리 측이 임시 숙소로 학생생활관을 선정·제공하는 과정에서 대학과 스카우트 대원들 간에 긴박한 공지와 소통 오류 문제가 발생해 혼선을 빚었다. 우선 각 대학엔 잼버리 대원들이 대규모로 이동하기 시작한 당일에서야 잼버리 대원들의 입소 사실이 전달됐다. 서울 소재 대학 기숙사 관계자 A씨는 “입소하는 대원들의 명단도 없었고 대략적인 숫자만 통보받았다”며 “호실을 급하게 배정하고 청소업체를 부르기도 하는 등 현장이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신민영<연세대 생활관> 부관장 또한 “300명 이상의 단체 일정이 급하게 잡혀 해당 업무를 진행했던 담당자들의 추가 근무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서울캠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간의철<학생생활관 행정실> 팀장은 “잼버리 대원들의 도착 예정 시간이나 출발 시간도 전해듣지 못했다”며 “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직원들과 관계자들이 무기한 대기해야 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제는 ERICA캠에서도 발생했다. 김명기<창의인재원 행정팀> 팀장도 “뚜렷한 컨트롤 타워가 부재해 몇 명의 대원들이 몇 시에 도착할 것이란 구체적인 안내가 없고 안산시 공무원을 비롯한 기숙사 직원들은 잼버리 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더불어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대학 간 발생한 소통의 오류로 인해 대원들이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서울캠 2생은 남학생 전용 기숙사로 학교 측에선 관련 행정 기관에 ‘남성 대원만 수용 가능하다’란 사실을 사전에 고지했지만 실제 생활관에 도착할 당시 절반 정도의 인원이 여성 대원이었다. 간 씨는 “공실이 있던 2생은 남학생 전용 기숙사이기 때문에 여성 대원들을 수용하기 어렵단 점을 사전에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카우트 대원들은 숙소를 변경해야 했다. 아모스 컬리미다<세계스카우트잼버리 스위스 연맹> 리더는 “잼버리 측에서 한양대 서울캠으로 이동하란 메일을 보내 서울로 이동했다”며 “도착해 보니 남학생 전용 기숙사란 사실을 알게 돼 다른 숙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캠에 도착한 120여 명의 대원들은 2생 식당 바닥에서 머물다가 도착 5시간 만에 다시 짐을 꾸려 버스를 타고 익일 오전 12시 40분 2생을 떠났다.

관계자 간 소통의 오류로 인해 대학의 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 또한 피해를 입었다. 서울시립대에선 빈 객실이 부족해 이미 재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2인실에 1명의 잼버리 대원을 배정해 함께 지내도록 하는 등 기존 학생들까지 불편을 겪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시립대 재학생 B씨는 “당일 아침에 문자를 통해 잼버리 대원과 함께 방을 사용한단 것을 알게 됐다”며 “점심때 대원들이 밤에 들어간단 공지 문자가 도착해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잼버리 대원들의 지원을 위해 학생 식당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B씨는 “기숙사생이라 주로 학생 식당을 이용했는데 이를 이용할 수 없어 불편했다”고 전했다. 

한편 잼버리 대원들이 철수하고 남은 현장에선 비용 정산 문제가 남아있다. 김 씨는 “잼버리 대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아직 정산되지 않았다”며 “안산시와 금액 정산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 말했다. 이에 교육부에서도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행정안전부 예비비로 추석 전 모든 대학 기숙사에 잼버리 관련 비용을 정산하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논란이 있었던 잼버리 전체 일정이 끝나고 잼버리 대원들을 수용하는 과정 중 생긴 문제들에 대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후 처리가 원만히 이뤄져 피해를 입는 대학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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