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없다’는 이유로 개최 안 된 중운위 회의
‘안건 없다’는 이유로 개최 안 된 중운위 회의
  • 김연우 기자
  • 승인 2023.08.28
  • 호수 1569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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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학생회칙(이하 회칙)에 따라 주 1회 단위로 개최돼야 하는 ERICA캠퍼스의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가 방학동안 단 두 번만 소집돼 회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동안 학생들은 중운위 회의록을 통해 학내 사안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중운위 회의 개최 위반에 관한 징계 세칙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운위에선 해당 세칙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중운위 회의는 회칙 제32조에 따라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휴회와 관련된 별도의 조항은 규정돼 있지 않다. 회칙에 따르면, 회의는 지난 6월 27일 이후 8번 개최됐어야 하지만 방학 중 안건이 없단 이유로 진행되지 않았다. 중운위 위원장 박세원<과기대 의약생명과학과 14> 씨는 “중운위 자체가 안건에 대해 의결하려 모이는 것인데 안건이 없이 모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회의를 통해 방학엔 모이지 말자고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중운위 위원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운위 위원 김승호<소융대 컴퓨터학부 18> 씨는 “회칙의 제31조 5항에 따라 중운위 미개최에 문제가 없다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31조 5항은 ‘기타 확운위의 의결을 요하지 않는 제반 사항을 결정한다’는 내용으로 해당 내용에 따라 중운위 자체적으로 휴회를 결정할 수 있단 입장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번 회의 미개최로 중운위 회의록을 통한 각종 학내 사안을 알 수 없게 됐다. 대다수 단과대 학생회는 중운위 회의를 통해서만 사업이나 행사를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캠퍼스 내 총 9개 단과대 중 단과대 내부 회의록을 공개하는 곳은 약대 하나뿐이다. 학생 A씨는 “중운위 회의록이 올라오지 않으면 단과대 소식에 대해 잘 알 수 없다”며 “단과대가 선택적으로 업로드하는 SNS를 통해서만 소식을 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회의 내에서만 휴회가 언급돼 학생들은 중운위 미개최에 대해 알기 어려웠다. 중운위 참관인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ERICA캠의 특성상 학내 구성원들은 중운위 회의에 참석할 수 없을 뿐더러 공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운위 회의 미개최 사안을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학생 B씨는 “회의에 참석할 수 없으니 개최 여부에 대해 알 방법이 없다”며 “SNS에 소식이 올라오지 않으면 기다려야만 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운위 회의 미개최와 관련된 징계 조항은 존재하지 않아 마땅한 책임을 묻긴 어려워 보인다. 중운위 위원 전원을 포함하는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에 관한 회칙에선 회칙 위배에 관한 징계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중운위에 대해선 관련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 박 중운위 위원장은 “현재 회칙엔 중운위 징계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운위는 이번 사안에 대해 회칙을 개정하겠다 밝혔다. 박 중운위원장은 “회칙이 오래돼 지난 1학기부터 개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앞으로 확대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회칙 개정에 대해 논할 예정”이라 전했다.

중운위 회의는 학생사회에 관한 중대한 사안을 논하는 자리이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회칙을 준수하는 학생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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