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총학생회장단 동반 사퇴, 앞으로 학생사회 행방은
서울캠 총학생회장단 동반 사퇴, 앞으로 학생사회 행방은
  • 이지원 기자
  • 승인 2023.08.28
  • 호수 1569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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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학생회장단이 지난 제1차 전학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 총학생회장단이 지난 제1차 전학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17일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동반 사퇴했다. 총학생회장 이소리<공대 건축학부 21> 씨는 지난 2월 공개된 본인에 대한 공익 제보(본지 1564호 01면)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부총학생회장 방소원<사범대 응용미술교육과 20> 씨는 회장직 승계가 어렵단 사유로 각각 사퇴 의사를 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51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HY-N’의 직무가 정지됐으며,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우선 이소리 씨는 공익 제보로 인해 발생한 사법 수사에 집중하겠다며 총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2월 제1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선 학생회장 후보자였던 이소리 씨가 미성년자인 피해 호소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단 제보가 공개됐다. 이에 서울캠 인권센터와 사법기관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으나, 진상 규명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아 학생 사회의 혼란이 가중된 바 있다. 실제 지난 4월 일부 중운위 위원들이 이소리 씨의 △직무 유기 △불통 행정 △학생사회 명예 실추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긴 규탄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소리 씨는 사퇴문을 통해 “논란에 대해 스스로의 결백함을 강하게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총학생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학생사회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 취재를 시도했으나 이소리 씨는 “개인적인 일이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매체의 인터뷰를 거절할 예정”이라 전했다.

또한 부총학생회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총학생회칙 제52조 2항에 따르면 총학생회장이 사퇴할 시 부총학생회장이 그 직을 승계해야 하지만, 방 씨는 총학생회장직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부총학생회장 직에서 사퇴한 것이다. 방 씨는 사퇴문을 통해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총학생회장직을 승계할 수 있을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다”며 “총학생회장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중도 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장단의 동반 사퇴 직후, 지난달 17일 중앙위원운영회(이하 중운위)에선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총학생회칙 제59조에 따라 총학생회장단의 부재 시 중운위 위원 중 2인을 호선해 구성되며 총학생회장단의 권한을 위임받는다. 비대위원장과 부비대위원장으론 기존 중운위 위원인 공대 정학생회장 이재운<공대 자원환경공학과 15> 씨와 사범대 정학생회장 황시현<사범대 영어교육과 21> 씨가 각각 호선됐다. 이 비대위원장은 “남은 반 학기 동안 학생사회를 위해 책임감 있게 비대위를 운영하겠다”며 “학생들의 의견 전달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기존 총학이 담당했던 △가을 축제 △정기 선거 △중운위 산하 TF 등의 학사 일정은 비대위에서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지난 1일 개최된 제30차 중운위 의결을 통해 기존 총학 산하의 특별장학금 개편 TF와 총학생회칙 재·개정 TF의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변경된 바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가을 축제와 선거 등 총학 주관 행사를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학교 측과 지속적인 논의 자리를 마련하는 중”이라며 “기존 총학이 진행하던 TF 활동 역시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소리 씨의 사퇴로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후속 TF는 해체될 예정이다. 특조위 후속 TF는 전총학생회장 관련 공익 제보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 3월 개설된 TF로, 지난 두 차례의 전학대회에서 활동 내역을 보고한 바 있다. 해당 TF의 활동 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규정돼 있으나, 조사 대상인 이소리 씨가 회장직에서 사퇴했기에 실질적인 활동이 중단된 것이다. 특조위 후속 TF 위원장 정유진<자연대 물리학과 20> 씨는 “제3차 전학대회 대의원 보고 이후 실질적인 TF 활동이 종료될 것”이라 전했다. 특조위 후속 TF는 현재까지의 활동 내역에 대한 자료를 총학 드라이브에 공개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총학생회장단 사퇴 소식에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학생 A씨는 “총학에 비해 비대위가 지니는 대표성이 부족한 것 같다”며 “총학의 무책임한 사퇴가 이후 학생들의 정기선거 참여율 저하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 B씨 역시 “축제 등 총학 주관 행사들의 규모가 예전과 다르게 축소될 것 같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장단 사퇴로 인해 학생 자치에 공백이 발생했다. 앞으로 서울캠 학생사회가 총학 부재라는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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