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퍼스 디자인대의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이하 커디)의 ‘융합디자인학부 통폐합’과 관련해 학생들 사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산디와 커디의 학과 통폐합은 학생들과의 소통 부족으로 문제가 됐다(본지 1560호 02면). 이에 디자인대 학생회는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지난달 6일부터 6일간 해당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292명 중 57.5%가 학과 통폐합 사실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고 응답했으며 31.2%가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본인의 학과가 통폐합된단 사실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지난 12일 열린 학생대표 간담회에선 디자인대 학생회 측이 학교 측에 소속 학과 학생에 대한 공식 설명회와 통폐합 재고를 요구했다. 학생대표 간담회엔 디자인대 △학장 △학과 학과장 △행정팀 △학생회 △학과 학생회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선 학생대표가 동의안에 서명하는 과정에서 학교의 압박이 있었는지와 학교 측에서 학과 통폐합을 비밀리에 진행했는지를 논의했다.
우선, 학과 통폐합에 대한 학년 대표들의 서명이 교수진 앞에서 진행돼 사실상 학교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학교 측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야기를 전달한 바 있으나 별다른 압박이 있지 않았단 입장을 보였다. 학교 측은 “방학 전에 동의를 받지 않으면 학생들과 소통하기 힘들 것 같아 빠르게 진행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같은 학교 측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학생 A씨는 “교수님들 앞에서 서명이 진행되는 자리에서 거절 의사를 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며 반발했다.
뒤이어, 학교가 학생들에게 학과 통폐합 사실을 의도적으로 알리지 않았단 논란에 학교 측의 해명이 이어졌다. 학교 측은 “기한이 촉박해 논의가 빨리 진행된 것뿐”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단 입장이다. 학생 B씨는 “학생들에게 학과 통폐합 건에 대해 꾸준히 설명했어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간담회 이후 지난 27일엔 산디와 커디 소속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식 설명회가 개최됐다. 설명회에선 통폐합 과정에서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단 학생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대표의 서명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거친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관했다. 또한 학교 측은 이미 학제 개편이 이뤄져 통폐합 여부는 바뀌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디자인대학 RC 행정팀 직원 C씨는 “이미 학제 개편이 넘어가고 입학에 반영되는 신입생 모집 요강이 작성돼 교육부에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신할 순 없으나 내년의 학제 개편 사항을 바꾸긴 어렵고 재개편을 해도 내후년에야 반영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