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서울캠 전동킥보드
아슬아슬 서울캠 전동킥보드
  • 조은비 기자
  • 승인 2020.11.30
  • 호수 152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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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가 전동킥보드 주차가능구역으로 변경되자 교내를 누비는 전동킥보드가 급증하고 있다. 이전부터 전동킥보드가 활성화된 ERICA캠퍼스에선 꾸준히 안전 문제가 제기돼왔다. ERICA캠 기형연<학생처 학생지원팀> 직원은 “교내 발생 사고는 보고되는 것만 연 7건 정도”라 답했다. 그런 와중, 서울캠은 평지인 ERICA캠과 달리 캠퍼스 내 도로 경사가 가팔라 더욱 위험한 환경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단 지적이 나온다. 거기다 정부와 서울시가 최근 사고 예방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캠퍼스 공간에는 적용되지 않아 학생들의 위험한 곡예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해당 계획에는 전동킥보드 운전자의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방법 등이 담겼다. 문제는 캠퍼스가 사유지기 때문에 서울시의 조치가 우리 학교에 미치지 않는 데에 있다. 다음달 10일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또한 마찬가지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전동킥보드의 이용 제한을 완화하는 동시에 운전자로 하여금 안전 수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캠퍼스는 사유지란 이유로 어느 이용자가 캠퍼스 내 보행로로 주행하거나, 음주 운전을 하는 등 위법 행위를 하더라도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캠퍼스는 안전을 위한 행정도 ,법도 비켜간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작년 10월, 서울시는 전동킥보드 시범운영 사업을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고 싶단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서울캠은 가파른 경사로 전동킥보드가 다니기 위험한 곳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업을 통해 관련 문제를 선제적으로 찾아 개선방안을 수립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당시 학교 측의 결정으로 인해 서울캠은 늘어나는 전동킥보드에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채 남아있다.

학교가 아직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준호<도시대학원> 교수는 “전동킥보드는 점점 여가용이 아닌 학생들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이 돼가고 있다”며 “새로운 교통수단의 유행은 반드시 위험을 수반하니 지금처럼 학교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방치해둬선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서 고 교수는 “기존 도로에 페인트를 칠해 전동킥보드 전용 도로를 표시하고, 사고 가능성이 높은 몇 곳만 선정해 따로 대비를 하는 방법은 비용도 크게 들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전동킥보드 열풍은 ERICA캠을 지나 서울캠의 가파른 오르막길도 넘어서고 있다. 예견된 전동킥보드 사고에 대비해 학교가 나서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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