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의 시대가 온다
언택트의 시대가 온다
  • 전다인 기자, 정채은 기자
  • 승인 2020.06.08
  • 호수 1514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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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분야로 ‘언택트(Untact)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뜻인 언(un)을 붙인 신조어다. 은행에 가지 않아도 간편하게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온라인뱅킹, 점원과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도 되는 키오스크 등이 언택트 서비스에 포함된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면접촉 없이도 인터넷과 통신을 통해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이 언택트”라고 말했다. 특히 언택트 서비스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이 감소하면서 사람들이 비대면 생활 방식을 택하게 되자 더욱 각광받고 있다. 
 

언택트 서비스, 왜 인기인가
언택트 서비스가 코로나19로 처음 주목받은 것은 아니다. 약 2017년쯤부터 불편한 소통보다는 편리한 단절을 원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떠오르게 됐고, 기술의 발달로 여러 디지털 플랫폼이 생기자 대면 접촉의 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언택트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접촉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도 접하게 돼 배제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도서 「미래 시나리오 2021」의 저자, 김광석<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존 대면 서비스 시장이 비대면화 되고 있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장년층을 포함한 언택트 서비스를 수용하지 않던 소비자들까지 반강제적으로 수용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며 “언택트 서비스 경험 후 편리성을 지각하면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지지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언택트 서비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서비스는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비자와 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패턴인 언택트 소비가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필품을 비대면으로 구할 수 있기에 언택트 시장에서 언택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생필품 주문 매출은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 △쿠팡 △G마켓 등의 온라인 쇼핑업체의 지난 3월 식자재, 생필품 매출은 전년 3월에 비해 50%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 교육계 역시 언택트 서비스를 접목한 온라인 학습 방식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 학교도 원격교육 플랫폼 ‘블랙보드(Blackboard)’를 통해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언택트 서비스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최재섭<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언택트 서비스는 아주 편리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택트를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불편한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언택트 시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들
언택트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 소비와 IT기술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정보화 취약계층인 고령층이나 장애인이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정보화 수준이 100이라고 했을 때 정보화 취약계층의 정보화 수준은 69.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인수<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는 다르게 그 이전 세대들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거나 수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디지털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 역시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디지털을 통해 이뤄지는데, 디지털 기기의 활용성이 낮은 계층은 비대면 소비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사회 곳곳에서 언택트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그에 따른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된 보안 문제도 이슈로 떠올랐다. IT 기술이 발전한 만큼 ‘보안 위협’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온라인 강의에 자주 쓰이는 화상회의 어플 ‘줌’의 개인정보 처리도 논란이 일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도 있고 해커들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기술의 발달에 따른 보안상의 문제는 언제나 뒤따른다”며 이에 대해 “개인 정보에 대한 암호화, 코드화를 통해 언택트로 인한 개인정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비대면화로 인한 대량실업 문제도 제기됐다. 언택트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실업으로 이어져 고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면작업으로 이뤄지던 포장, 배달 등의 유통 과정에서도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하는 언택트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에 고용시장은 더욱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 교수는 “사람이 직접 투입되는 유통 작업 과정에서도 언택트화의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며 “유통업은 직업창출이나 고용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큰 분야로 고용구조에 많은 타격을 받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우<공학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도 “오프라인 시장 내 경제적 타격과 고용의 불안정성 등의 고용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언택트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언택트 서비스가 지금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강인수 교수는 “5G와 같은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접촉 없이 생산과 정보수집이 가능해졌고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산업에서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언택트 시장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경제연구실장 역시 “디지털 플랫폼이나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생체 인식 기술, 디지털 아이디 같은 것들을 활용해 비대면 환경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이나 키오스크 같은 기술들이 고도화 돼 비대면 환경에서도 대면 환경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경제연구실장은 “인공지능이나 가상증강현실과 같은 기술을 통해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대면과 같은 유용함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언택트이자 커넥트’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언택트 서비스는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문화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이는 더욱더 빠르게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택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기기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언택트 시대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다. 강인수 교수는 “IT 기술의 발달, 관련된 규제의 변화로 사회 환경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에 익숙해지도록 적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움: 강경우<공학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강인수<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광석<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대종<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최재섭<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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