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환불 향한 목소리, 메아리 없는 외침 되지 않길
등록금 환불 향한 목소리, 메아리 없는 외침 되지 않길
  • 조하은 기자
  • 승인 2020.06.08
  • 호수 1514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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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자 지난 3월부터 우리 학교 학생들은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회 차원의 학생요구안, 학생 단체 차원의 공동성명서 제출 등을 통한 등록금 환불 요구는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양캠 학생회 등록금 환불 요구, 진척 없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서울캠퍼스 교육정책위원회 설문조사에서 4천321명 중 86.3%가 이번 학기 등록금의 일부를 환불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교무처장과 학생처장에게 전달했지만,  이에 대한 학교의 반응은 없었다.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소속된 경기도대학생협의회는 지난달 9일 교육부에 등록금 반환에 대한 정확한 지침과 대책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한 교육부의 응답은 없었다.
또한, 총학은 지난달 13일엔 전국총학생회협의회(이하 전총협)의 구성원으로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면담을 통해 △각 대학의 코로나19 등록금심의위원회 개회 △교육손실에 대한 대학본부의 보완책 마련 △국가장학금 2유형 지급 기준 합의 △전총협-대교협-교육부 간 3자 면담 △학사적 보상안 논의를 위한 협의체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ERICA  캠 총학생회장 윤지석<공학대 건설환경공학과 14> 씨는 “대교협, 전총협과의 면담 이후 드랍제도나 재수강제도 확대 등의 학사적 보상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 진행 공문을 학교에 발송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달 5일, 3자 면담이 성사되긴 했으나 교육부는 등록금 환불 관련 대부분의 질문에 ‘논의 중’이라 일관하며 유의미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이 외에도 양캠 총학과 비대위는 지난 4월 기획처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변동된 예산을 받은 후 두 차례의 학생요구안을 학교 본부에 전달했다. 또한 서울캠과 ERICA캠 공동 학생요구안을 통해 등록금 환불 의사를 학교 본부에 전달해왔다.
그러나, 본지 1511호 ‘“등록금 환불하라”는 요구에 돌아온 “절대 불가하다”는 응답’ 기사 인터뷰에 따르면, 서울캠 기획처는 ‘비등록금 수입’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을 근거로 등록금 환불은 절대 불가하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권혁순<예체능대 스포츠과학부 19> 씨는 “기사를 읽으며 학교가 더 이상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학생의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해당 기사 인터뷰에서 김연산<기획처 예산팀> 팀장이 ‘수입지출 변동내역’ 공개가 불가능한 이유로 ‘학교 기밀의 외부 유출 가능성’을 든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학생들의 이런 의문을 덜고자 본지는 △수입지출 변동내역과 학교 기밀 간의 관계 △다음학기 등록금 감면 △등록금 환불 대안 등에 대해 관련 부처에 설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은 마련됐지만
앞서 언급한 본지 1511호 ‘“등록금 환불하라”는 요구에 돌아온 “절대 불가하다”는 응답’ 기사에서 김 팀장은 등록금 환불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추가 장학금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후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위해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당 장학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월에서 5월 사이 학부모가 실직 또는 폐업한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며, 온전히 학교가 학생들에게 추가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 해당 장학금은 교내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장학제도가 아닌 국가장학(이하 국장)Ⅱ유형 장학제도로, 국장 신청자들에게는 국고로 지원하며, 국장 미신청자에 한해서만 교비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캠 노현주<학생처 학생지원팀> 과장은 “코로나19 특별장학금 편성은 등록금 환불과는 무관하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장학금을 지급하고자 마련한 것”이라 전했다. 결국, 등록금 환불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에 학교는 여전히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 것이다.

학생들이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19 특별장학금에 대해 권 씨는 “소득분위와 상관없이 수혜 가능한 장학금이 마련돼야 한다”며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 근거인 학습권 침해는 일부 저소득층 학생이 아닌 우리 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런 학생 요구에 대해 서울캠 비대위원장 김석찬<경영대 경영학부 18> 씨는 “등록금 환불을 장학금의 형태로 받는 방안을 학생처에서 기획처에 추가 요구한 상황이지만 원활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진행한 서울캠 교정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학기 등록금 환불이 어렵다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감면해달라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서울캠 예산팀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으며, ERICA캠 예산팀 관계자는 “지난 5월에 있었던 총학 요구안에 대해 답변을 회신한 이후로 등록금 환불과 관련해 새롭게 논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 씨 역시 “이번 학기만 수업을 듣는 졸업생은 다음 학기 등록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다음 학기 등록금 감면 사안에 관해선 학교에 건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확실한 대안 필요해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을 향한 외침은 온라인 수업 개강 직후부터 시작됐지만 종강이 2주가량 남은 현시점까지 학교는 ‘환불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가 답변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예산상의 문제가 이해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장기화는 학생들의 학습의 질 저하를 가져온 것만큼은 자명하다. 따라서 등록금 환불이 절대 불가하다면 특별장학금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교내 학생들에 적용 가능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등록금 환불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가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도움: 이예종 기자 prodigy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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