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웹툰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 전다인 기자
  • 승인 2020.06.01
  • 호수 151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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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방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기성세대가 강요한 관습을 거부하는 인물 박새로이를 통해 청년 세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뜨거운 관심과 함께 종영했다. 저승 세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신과 함께」는 탄탄한 스토리와 저승 세계라는 신선한 소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위 드라마와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웹툰 원작 콘텐츠라는 것이다. 

웹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2차 창작도 활발하다. 전성민<가천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웹툰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을 드라마나 연극 등 다양한 형태로 2차 개발, 판매 하는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웹툰 원작 콘텐츠, 왜 만들어지나
다양한 문화 산업에서 웹툰 원작 콘텐츠 제작을 위해 웹툰 분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웹툰 원작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원작 △게임 △뮤지컬 △애니메이션 △연극 등의 웹툰 원작 콘텐츠가 등장했다. 웹툰 원작 콘텐츠가 다양한 문화 산업에 꾸준히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웹툰 소재의 다양성이다. 등장 초기 현실적인 소재에 한정됐던 웹툰이 이젠 △공포 △코미디 △판타지 등 장르가 훨씬 다채로워지고 있다. 전 교수는 “웹툰 생태계가 활발해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작가들이 유입되고 있고 그에 따라 작품 소재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층이 확대돼 드라마나 영화 등의 2차 창작물 제작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웹툰 원작 콘텐츠 제작자들에겐 콘텐츠의 원작이 인기 웹툰이라는 사실만으로 도 큰 광고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이점도 있다. 대중성이 검증된 웹툰 소재는 다른 매체의 콘텐츠를 제작했을 때도 광고효과가 높다. 인기 웹툰은 리메이크가 된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성을 모을 수 있고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마케팅 측면에도 도움이 되기에 선호된다. 전 교수는 “유명 웹툰은 이미 팬층이 존재하고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기본 수요가 확보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원작에서 시각화된 캐릭터와 스토리가 잡혀있어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만드는 과정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웹툰 원작 콘텐츠의 성공을 위해선
웹툰 원작 콘텐츠는 스토리와 고정 팬층이 보장돼 있지만 2차 창작물로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 요소가 뒷받침 돼야한다. 가장 먼저 매체의 특징을 고려한 재구성이 이뤄져야한다. 이미지로만 표현된 웹툰을 영상화하거나 다른 매체로 옮길 때, 스토리나 캐릭터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들게 하기위해선 매체의 특성을 반영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노동렬<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매체의 특성에서 오는 스토리텔링 방식 차이로 인해 싱크로율을 지키는 것보다 어떻게 재창작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진<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또한 “웹툰을 드라마에 그대로 옮긴다는 것은 단순 번역이나 다름없다”며 “싱크로율 자체보다 그것이 변형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웹툰과 드라마가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TV 매체 특성을 반영하면서 원작 내 개그 요소를 표현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매체 특성에 따른 적절한 각색 덕분이었다.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원작의 개그 요소를 드라마적 특성에 맞게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글과 이미지로 구성된 웹툰을 다른 매체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각색이 일어나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다. 한 예로 지난 3월 방영된 드라마 「메모리스트」는 원작 웹툰과는 다른 결말로 인물의 설정이 붕괴됐다는 평을 받으며 시청자들과 원작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처럼 매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원작만의 매력과 스토리를 녹여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선 인기 있는 웹툰이 2차 창작되는 것을 두고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선 웹툰의 유명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토리 기반의 창작물로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웹툰 원작 콘텐츠가 웹툰의 유명세만을 이용하려는 경향은 큰 문제”라며 “2차 창작 시 창작물의 목적성을 갖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웹툰은 전세계적으로도 한국 웹툰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며 웹툰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한국 웹툰은 세계 곳곳에 진출해 웹툰은 물론 웹툰 관련 콘텐츠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예로 지난 3월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웹툰 원작 드라마 「킹덤2」는 △태국 △페루 △홍콩 등 1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국가별 상위 10위 콘텐츠에 포함되며 한국 웹툰 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줬다. 이처럼 기존 만화보다 짧고 굵은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웹툰은 여러 가지의 창작물로 재탄생하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웹툰이 다양한 소재와 화려한 재변신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 것을 바라며 한국 웹툰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전다인 기자 jdi5588@hanyang.ac.kr
도움: 노동렬<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윤석진<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성민<가천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정채은 기자 chaeun127@hanyang.ac.kr
사진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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