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양까지, 한양도성을 따라 거닐다
서울에서 한양까지, 한양도성을 따라 거닐다
  • 신선아 수습기자 外
  • 승인 2019.12.31
  • 호수 150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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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한양 도성. 도심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는 공간인 한양도성을 한대신문 기자들이 직접 방문했다. 

도심 속 한양도성의 흔적, 숭례문 구간

▲대한·서울상공회의소 부근, 성벽의 일부가 담장처럼 남아있다.
▲대한·서울상공회의소 부근, 성벽의 일부가 담장처럼 남아있다.

숭례문 구간은 백범광장에서 숭례문을 지나 돈의문 터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한양도성의 정문인 숭례문은 한강과 도성을 최단 거리로 잇는 문이기에 조선시대부터 사람과 물자의 통행이 잦은 편이었다. 숭례문 주변으로 이어진 한양도성의 성벽은 1907년, 교통 불편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철거됐다. 이후에도 남대문 주변에 대형 건축물이 들어설 때마다 한양도성의 성벽은 철거돼 현재 숭례문 주변에서는 옛 성벽을 찾아보기 어렵다. 

숭례문 구간에서 한양도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올리브 타워로 이어지는 길가의 성벽 일부 △밀레니엄 서울힐튼 뒤쪽 성벽 △창덕여자중학교 담장 아랫부분에서 50m 정도의 성벽 △SK 남산빌딩 뒤쪽의 성벽 총 네 군데다. 

숭례문 구간은 성벽이 이어져 있지 않아 성곽의 자취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미리 구간에 대해 찾아보고 방문한다면 성곽의 자취를 찾기 수월할 것이다. 이 구간의 성벽들은 몇백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서울의 높은 건물들과 잘 어우러져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숭례문 구간은 다른 구간에 비해 평지로 이뤄져 있어 산책하기 좋다. 숭례문 주변에 갈 기회가 있다면, 한양 도성 성벽을 찾으며 산책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신선아 수습기자 shinsa211@hanyang.ac.kr   

 

가파른 산과 웅장한 성벽,  인왕산 구간

▲도성 축조 시기에 따라 성돌의 모양이 다른 인왕산 구간의 성벽이다.
▲도성 축조 시기에 따라 성돌의 모양이 다른 인왕산 구간의 성벽이다.

해발 339m인 인왕산은 거대한 바위들이 노출돼 있는 바위산으로 △기차바위 △선바위 △치마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다. 인왕산 구간은 돈의문 터부터 인왕산 넘어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인왕산 구간에선 한양도성의 성벽에 관한 흔적들을 찾기 쉽다. 특히 월암공원 일대와 사직근린공원 부근에는 성곽이 잘 보존돼 있다. 사직근린공원 부근의 성곽은 한양도성 전 구간 중 성 안과 성 밖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성벽 안쪽의 넓은 길에서는 도심의 고층 빌딩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고, 바깥쪽 오솔길에서는 담쟁이 넝쿨과 고풍스러운 성벽이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성 바깥 길에서는 특이한 성벽 구조를 볼 수 있는데, △태조 △세종 △숙종 △순조의 도성 축조 시기에 따라 성벽을 이루는 성돌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이다. 축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성벽은 더욱 견고해졌다.

인왕산 구간은 총 4km로 다른 구간에 비해 성벽을 따라 걷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난이도가 높은 코스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면 힘듦을 잊을 만큼 웅장한 성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이 가파른 만큼 멋진 경치와 자랑스러운 성벽을 보여주는 인왕산에서 새로운 2020년을 다짐해보자.                                            

글·사진 신선아 수습기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흥인지문 구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터 앞에 위치한 이간수문의 모습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터 앞에 위치한 이간수문의 모습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 도심 속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양도성의 흥인지문 구간이다. 이 구간은 흥인지문부터 장충체육관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흥인지문과 동대문 시장 △이간수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희문과 장충체육관이 그 예다. 하지만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성벽 대부분이 훼손돼 아픔을 가진 구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 개의 주요 지점은 현재까지도 보존돼 있다. 

바삐 지나가는 차량 속 우리나라의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또한 흥인지문은 한양의 성문 중 유일하게 적의 공격을 쉽게 방어하기 위한 시설인 옹성으로 쌓아 낮고 평탄한 지형상의 약점을 보완했다. 하지만 1907년 좌우 성벽이 철거돼 현재의 흥인지문만 남아있다. 

흥인지문을 지나면 두 개의 수문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조선 시대 때 남산에서부터 흘러내린 물을 청계천으로 흘러 들어가게 한 오간수문과 이간수문이다. 동대문역에서 청계천을 건너는 길목에서는 오간수문 터를 볼 수 있다. 현재의 오간수문 터에는 오간수교가 있다. 오간수문은 철거돼 원래 있던 자리에 오간수교로 재현된 것이다. 

하이서울 쇼룸을 지나 밑으로 내려가면 알림터 앞에 위치한 이간수문을 볼 수 있다. 이간수문은 2008년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흥인지문 구간은 걸어서 약 40분 소요된다. 흥인지문 구간을 걸으며 서울의 현재와 과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이수빈 수습기자 sb0319@hanyang.ac.kr 

 

한양도성의 총집합, 한양도성박물관

▲한양도성박물관 상설전시관 1의 모습이다.
▲한양도성박물관 상설전시관 1의 모습이다.

갈대와 성벽으로 이뤄진 흥인지문 공원 안에는 한양도성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외부에는 조선 시대의 성벽 축조 방식이 설명돼 있어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 한양도성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한양도성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한양도성박물관은 세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상설전시관 1’은 ‘서울, 한양도성’을 주제로 600년 역사의 한양도성을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남산부터 흥인지문 구간까지 한양도성의 전 구간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한양도성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상설전시관 2’에서는 한양도성의 시작을 알 수 있다. 전시관에 들어가면 태조의 어진이 보인다. 태조는 1934년 10월 25일, 조선왕조를 한양으로 천도하고 도성 건설 공사를 본격화했다. 조선왕조는 자연 지형을 따라 성벽을 쌓고 유교적 이상 도시론에 맞춰 한양도성을 건설했다. 이러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당 전시관에는 △도성과 도성민의 삶 △도성 관리 조직 및 운영방식 △도성의 구조와 시설이 전시돼 있다.

‘상설전시관 3’에는 한양도성의 아픈 역사가 기록돼있다. 서울의 근대 도시화와 외세 침탈로 한양도성의 성곽들은 훼손됐다. 일본은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성벽처리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기구는 숭례문과 소의문, 흥인지문 부근의 성벽과 오간수문을 철거했다. 하지만 현재 한양도성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중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훼손되거나 무너진 구간의 성벽 2.3km를 새로 쌓거나 덧쌓았다. 이와 더불어 2013년부터는 매년 한양도성 문화제가 열린다. 한양도성박물관에서 과거의 한양도성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이수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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