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학술행사는 어디에...
한양의 학술행사는 어디에...
  • 강명수 수습기자
  • 승인 2006.09.17
  • 호수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1, 12일 이틀간 연세대는 과학·의학·경제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8명을 초청해? ‘연세노벨포럼’을 개최했다. 또한 성균관대는 매주 ‘CEO 초빙 강좌’를 통해 학생들에게 삼성을 비롯한 각 분야 CEO들 및 유명인사의 강연을 듣게 하고 강의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한다. 이처럼 최근 대학에선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용적 교양과 경험 위주의 학술행사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학교에서는 이런 학술행사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지난 학기 우리학교에서는 학술행사와 세미나를 합쳐 모두 44회가 열렸다. 하지만 그 행사들 중 서울배움터의 백남학술정보관과 안산배움터의 학술정보관에서 주관한 ‘저자와의 대화’와 비교문화연구소의 3개 학술대회를 제외하면 대부분 전문적인 학회발표였다. 특히 HIT에서 진행된 27회의 학술행사는 사이버대학교에서 주최한 한 차례의 외부인사 초빙강연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신경생리학회나 생물과학협회와 같이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학술대회였다. 반면 연세대의 경우 공학대학원에서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하거나 국제학대학원에서 한국학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국제학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일반 학생들도 쉽게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았다. 류지상<경금대·경제금융 01>은 “외국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이 방문하면 서울대와 연고대에 먼저 가는 건 알고 있다”면서 “그 다음에라도 좋으니 그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들어보고 싶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행사들은 다양하지 못해 지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학교 주최의 학술행사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가 취업이 된 상황에서 순수 학술행사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학생들은 경제, 경영에 관한 내용이나 사회적 유명인사를 초청하는 백남학술정보관의 ‘저자와의 강연’은 쉽게 기억했지만, 비교역사문화연구소를 비롯한 기타 순수한 학술단체에 대해서는 학술대회의 개최 여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상당수의 신입생들 역시 학기 초에는 학교의 학술행사에 관심을 보이지만 이내 그 내용에 실망하곤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학술기획의 부재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현재 학교에는 외부행사와 세미나를 전담하는 기구가 없다. 학내에서 이루어지는 ‘21세기세계와한국’과 같은 옴니버스식 강의 일부는 수업계가 담당하고, 학교 60주년과 같은 대규모 행사들은 기획조정실에서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인사 초청 강연회나 기타 학술행사의 기획은 달리 주관하는 부서가 없었다. 때문에 학술대회와 세미나가 각 단대 교학과와 연구소 차원에서 이루어져 각 단대 구성원들을 위한 기획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은 참여하기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온라인, 오프라인 창구가 없기 때문에 학술행사 등에 있어 학생들은 피동적인 소비자의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