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
된장녀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
  • 한대신문
  • 승인 2006.08.27
  • 호수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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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매도에도 불구하고 그들 만에 취향과 습성을 버리지 않는, 그래서 더욱더 그들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그들, 바로 된장녀이다.

최근 대중매체에서 누리꾼들의 입담을 바탕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된장+녀 의 합성어인 이 말의 정체를 두고 필자는 떨떠름한 표정을 아니 지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이 말의 뜻이 된장을 직접 담가먹는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구수한 여인네들을 지칭하는 말인지 아니면 된장의 이미지처럼 흔히 미팅에서 꺼리는 여자, 즉 폭탄을 의미하는 말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침을 거를지언정 스타벅스에 커피를 음미하고 짝퉁 명품 브랜드의 옷을 걸치면 모든 걸 얻은 듯한 행복함에 빠져드는 여인들을 보고 된장녀라고 하는 것을 들었을 때 단지 그들의 취향을 모순어법으로 다가오게 하는 단순한 소일거리의 유행어가 아니라 이 의미에서 왠지 모를 슬픔이 베어 나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된장녀! 그들은 단지 대중문화 속에서 스스로 자생된 계급이라기보다 뭇 남자들의 희생양이자, 명품을 좇는 하이애나들을 양성케 하는 이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자신들을 존재하게끔 하는 것이 단지 그들 자신이 아니라 핸드백이나 구두 같은 브랜드라는 인식은 혹 남성들의 우월주의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남성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이것저것 해도 상관은 없지만 여성은 자고로 화장빨이라고 치부하면서 자신들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이 의식 이것이야 말로 이 된장녀의 신조어가 나오게끔 한 이유가 아닐까? 요즘 방송중인 주말연속극 <소문난 칠공주>에 셋째딸로 등장하는 미칠이라는 배우를 보면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명품 옷을 사려고 남성들에게 자신의 미소를 팔기까지 한다. 이는 단지 그 여배우를 욕할 것이 아니라 그녀 나름대로 세상에 적응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이자 생존수단이다. 엄격한 규율로서 배정된 그리고 아버지적 사고로 경도된 세상에서 그녀 나름대로 자신을 존재하게 한 양식은 자기를 꾸미는 것이었다.

또한 이러한 신조어를 창발시킨 또 다른 이유는 명품과 이미지가 판치는 물질주의적 세계관이다. 데카르트나 칸트는 훗날 인간이 정복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든 수단들이 역작용을 일으켜 인간들을 양화시키고 도구로 전락하게 만든다고 하였다. 요즘 세상을 보면 이러한 명제를 다시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이미지로 이미 윤색되어버린 지금 어떠한 색안경을 껴도 본질을 파악할 수 없게 한다. 흔히 tv에서 보여지는 상층계급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고 또한 드라마에서 설정되어진 명품들을 보면서 누구하나 그들의 삶을 선망하고 욕망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의미에서 그녀들에서 된장녀라고 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된장녀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기 전에 그녀들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세상에게 욕 한번은 꼭 해야한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조망하면서 필자는 도가적 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가에서는 나와 나를 포함한 자연을 객관적으로 독립시켜 전체적인 조화와 패턴을 전관한다. 이는 모든 객체를 도구처럼 인식하는 서양의 근대사고와 달리 모든 것이 “스스로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명품이나 이미지 또한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금 어려운 말일 수 있지만 그냥 그대로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내 눈에 비치는 화려한 것들이 절대적으로 악이라기보다 그냥 그러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회의주의나 신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그것보다도 사회와 이러한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된장녀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닐까.

 강상백<과기대·분자생명과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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