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8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김종량 이사장
[창간 58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김종량 이사장
  • 김종량<이사장>
  • 승인 2017.05.14
  • 호수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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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량<이사장>
사랑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우리는 오늘 한양 개교 78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자리에 함께 해주신 한양대학교의 교수님, 직원선생님 그리고 재단 산하의 각급 학교 선생님들, 산하여러 기관의 임직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숙연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거목이 하루 아침에 자라지 않듯 우리 한양대학교의 오늘이 있기까지, 씨를 뿌리고 정성들여 가꾸어온 설립자님을 비롯하여 한양을 사랑했던 모든 선배님들이 더욱 생각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역사 앞에서 우리는 늘 겸손해질 수밖에없습니다. 한양이 자라온 78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는 한양을 사랑하며 한양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며 살았던 여러 한양인들의 삶을 생각하면 겸손해지게 됩니다. 우리의 선배님들이 가꾸어온 한양이라는 이 희망의 터전에 이제 우리는 어떤 새로운 한양의 모습을 만들어나가야 할지 겸손하게 우리를 돌아보아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개교 78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몇 가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가 되어 있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우리의 대학교육이 어떠한 방향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저의 고민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4차산업혁명이 가장 핵심적 화두로 떠올라 사회적으로많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인간이 있어야 할 자리를 기계가, 로봇이,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하여 생각이 좀 다릅니다. 앞으로도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를 기계와 인공지능이 더 빠른 속도로 차지하게 될 것이고 이미 그러한 현상은 지금도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우려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계나 인공지능을 사람과 대립구도로 바라보거나 이를 대결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하여 우리는 관점을 조금 바꾸어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인공지능이란 어떤 특정 분야의 학습을 통해 그 분야에 대한 지능이 발달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어떠한 것이든 지능만 있을 뿐 인간이 지닌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곳에서 성공적으로 쓰여지고 있는데 전문적인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바로 그러한 곳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기계, 인간과 인공지능을 대결적 구도로 생각하여 경쟁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기계가, 로봇이,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이야말로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인공지능에게는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능력, 감성적으로 느끼는 능력, 포괄적으로 말해 인간을 사랑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은 인공지능과 기계가 갖지 못한 이러한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우리 한양이 설립 당시부터 견지해온 사랑의 실천이라는 건학 이념과 근면, 정직, 겸손, 봉사의 실천 덕목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이겨낼 가장 핵심적인 교육의 방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건학정신과 실천 덕목은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육의 방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줄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할 줄 아는 사람, 근면하여 많은 과실을 따되 정직하고 겸손하며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랑의 실천자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한 우리 한양은 교육에 있어서 보다 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근본은 바로 우리 한양의 건학정신이며 실천 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78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이하며 우리 한양의 건학정신과 실천 덕목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한양가족 여러분
78년의 세월은 우리 한양을 한국사회에서 사학의 중심에 우뚝 세워놓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간의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격변의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교기념일을 맞이하며 우리의 각오의 중심에 우리의 건학정신이 있음을 참으로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설립자님께서 지니셨던 한양에 대한 원대한 꿈이 하나하나 이루어지고 한양을 사랑했던 선배님들의 길이 날이 갈수록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역사적 사명감으로 학교를 사랑하고 계시는 한양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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