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동행
[취재일기]동행
  • 한대신문
  • 승인 2015.03.21
  • 호수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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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일을 하다보면 신문 한 면을 모두 내 기사로 채우는 날도 있지만, 지면에서 크게 보이지 않는 날도 있다. 이번 신문에서 나의 손이 조금씩 미친 곳은 여덟 면 중 네 면. 이렇게 하나의 큰 기사를 맡지 않는 주간은 다른 사람과 공동 기사를 작성하거나 사진을 많이 찍곤 한다. 여러 면을 향한 집중은 하나의 큰 기사를 완성하는 것만큼이나 정신적 노동을 요하는 일이다. 그래도 이번 호 취재는 신문사 선배와도, 동료 기자들과도 즐거운 동행을 했기에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이 컸다.
첫 번째 취재는 송다빈 기자와의 EVERY漢인터뷰 사진촬영이었다. 인터뷰 약속 전 점심 약속으로 지난 일 년 신문사를 같이 했었던 신문사 선배를 만났다.  수많은 사람이 스쳐가는 대학교 생활 속에서 매주 금요일 밤을 새면서 키보드를 함께 두드리는 인연은 특별하다. 그런 소중한 인연 중 한 명인 선배와의 점심 후에 다시 신문사를 향한 애정이 샘솟았다.
인터뷰이와 EVERY漢인터뷰를 위해 고속터미널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강연으로, 책으로, 인터넷으로 보았던 사람들을 기자로서 일대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라는 힘을 빌려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들을 은근슬쩍 끼워 넣기도 하고, 사적인 질문을 과감하게 던지기도 한다. 그런 다이나믹함이 인터뷰의 묘미이다. 특별히 현재 의무 경찰 복무 중인 인터뷰이는 군대 이야기를 내내 풀어놓았다. 역시 모든 남자는 군대 이야기를 즐겨하나보다.
EVERY漢인터뷰보다 더 재미있었던 취재는 5면의 집밥이 느껴지는 음식점 취재였다. 대학생활을 한 지 1년이지만 한번도 가지 못한 식당이라 기대에 부풀었다. 지면이 부족해 신문에 실지 못한 이야기를 취재일기를 빌려 하고 싶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엄마손밥집’ 인상 좋으신 주인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신 곳이다. 세 곳을 방문할 예정인 터라 일인분만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요구르트를 두 개나 주셔서 좋았다. 살갑게 먼저 말을 걸어주신 주인 할머니의 눈웃음이 기억에 남는다. 지도 없이 찾아간 다음 맛집은 ‘우리국수’ 달달하면서 매콤한 비빔국수가 인상 깊었다. 국자로 떠서 내 입에 손수 넣어주신 사장님의 동치미도 입가에 맴돈다. 국수를 하나만 시키는 우리가 불쌍하셨는지 따듯한 밥 한 그릇과 맛있는 김치를 덤으로 주셨다. 부른 배를 잡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자매식당’. 주인 할머니에게서 느껴지는 맛집의 자부심에 걸맞은 맛있는 콩나물 국밥이었다. 밥을 먹는 중간에도 계속 재료의 건강함을 강조하셨다. 디저트를 거부할 정도의 배부름에도 불구하고 국밥의 첫 숟갈이 속 끝까지 맛있었다.
고독한 취재보다 동행은 늘 즐겁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행하며 왕십리의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게 속, 보석 같은 그곳들에서 집밥을 한번 느껴보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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